신용 1등급 직장인도 '연10% 이자'..고금리대출 기승 조짐
시중은행 대출 막히자 외국계은행·제2금융권 '손짓'
'추가 대출해준다' 유혹..연20% 이상 물리기도
2011-09-02 14:19:24 2011-09-07 11:20:31
[뉴스토마토 황인표, 박미정 기자] 직장인 김 모씨(44)는 지난 1일 한 대출상담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고금리 대출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상담사는 "제1금융권인 은행 대출이며 최저 금리는 연 6.5%에 불과하다"고 안내했다.
 
김 씨가 대출 한도를 묻자 "신용대출은 연봉의 최대 300%까지, 주택담보대출 역시 LTV(담보대출인정비율)내인 60%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출은 한 시중은행이 판매 중인 상품이었다. 그러나 은행 창구 직원이 아닌 대출상담사가 중개역할을 한다. 김 씨가 '직접 찾아가 상담받고 싶다'고 하자 이 상담사는 은행 지점 대신 경기도 일산의 한 빌딩 주소를 알려줬다.
 
그러나 이 상품의 실제 이자는 연18%가 넘는다. "저축은행도 아닌 시중은행이 이런 고금리 상품을 파냐?"고 지적을 받아온 상품이었다.
 
이 곳에서 대출 상담을 받은 직장인 박 모씨(27) 역시 "신용등급 1등급이라도 연 10%에 보통은 15%이자를 받는다고 해 놀랐다"며 "이 상담사는 '우리 회사는 외국자본이라 국내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외국자본이라 하더라도 국내에서 여신업을 하는 모든 법인은 금융당국과 대한민국 법령에 따라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상담사의 말은 거짓말이다.
 
◇ 대출 막힌 사람들에게는 '꿀맛같은 유혹'
 
이렇듯 최근 몇몇 시중은행들이 가계빚 억제 차원에서 대출을 줄이자 저축은행, 대부업은 물론 시중은행의 일부 고금리 상품 판매가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대부업계 역시 신용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업계는 "대출 한도를 늘려주겠다"며 고금리 신용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PF등으로 먹거리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시장규모는 작지만 신용대출 시장이 매력적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저축은행 평균 대출금리는 연17.5%로 전달 보다 0.24%나 급증했다. 잘 모르고 대출을 받았다가는 은행 이자보다 최고 4배 가까운 이자를 낼 수 있다.
 
앞서 지난 8월 17일 우리, 신한 등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가계 대출 중단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대출을 다시 해주고 있지만 용도 확인을 꼼꼼히 하고 추가 서류를 요구해 대출 조건이 깐깐해진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에서 돈 줄이 막힌 서민들이 결국 제2금융권의 고리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추석과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자금이 급한 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저축은행, 캐피탈 등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은행들이 가계 대출 중단을 통해 서민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약탈적 대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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