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실사 내일 종료..본 입찰 일정은 '미정'
채권단 "협의·법률적 검토에 시간 필요"..인수업체 "빠를수록 유리"
2011-09-01 15:28:44 2011-09-01 18:48:50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말 많고 탈 많았던 하이닉스(000660) 반도체 매각 실사가 오는 2일로 종료된다.
 
예정대로라면 9월초 실사를 마친 뒤 중순쯤 본 입찰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채권단이 정확한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인수의향 업체들이 기약없이 기다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채권단은 1일 “6주간의 하이닉스 매각 실사는 이번 주에 끝난다”고 밝혔다. 9월초 실사를 종료하겠다고 한 발표 내용을 이행한 것이다. 
 
채권단은 앞서 "인수의향 기업이 매각 시기를 미뤄달라는 요청을 하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혀 "매각 지연을 바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등 인수의향 기업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반면 다음 단계인 본 입찰은 안갯 속을 헤매고 있다. SK텔레콤(017670)STX(011810)는 다음 단계인 본 입찰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다.
 
인수의향 기업의 한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낼 때 추석 전후로 본 입찰을 하겠다고 들었으나 아직 본 입찰 시기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004940) 관계자는 이에 대해 “채권단과 협의를 해야하고, 신주 판매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해야한다”며 “정확한 본 입찰 시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 마무리 될 수 있는지 여부를 묻자 "기한을 말해 줄 수 없다"며 "하이닉스를 매각한다는 대전제엔 변함이 없다"고만 했다.  
 
채권단 협의와 법률적 검토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채권단 내에서 입장 변화가 있어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주장하는 채권단 협의와 법률적 검토 등은 매각 절차의 과정 중 하나여서 이를 이유로 본 입찰을 미루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채권단이 이처럼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하이닉스 주가가 3개월 전에 비해 35% 폭락하고, 하반기 실적도 부진이 예상되는 등 당초 원했던 매각 대금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수의향 기업은 예고된 일정대로 가는 게 유리하지만, 채권단은 이와 반대로 적정 매각가치 회복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인수의향 기업의 한 관계자는 "시험 공부를 해놓고, 정작 시험 날짜가 정해지지 않아 기다려야 하는 수험생의 심정"이라며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채권단에서는 일정을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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