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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북리뷰)달러홍수를 막는 마법의 주문..'내일은 얼마나 멀리 있는가'
관칭유 지음;시그마북스 펴냄
2011-08-19 08:00:00 2011-08-19 08:00:00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늙은 마법사가 다시 길을 떠났다!. 이제 그의 영들을 내 뜻대로 불러내리라. 그가 쓰는 주문과 방식, 사용법까지 다 익혀뒀다. 강한 정신력으로 나도 기적을 행하리라.'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1797년에 쓴 14절짜리 시 '마법사의 제자'의 한구절이다.
 
스승이 자리를 비운 사이 마법 실력을 뽐내던 제자는 주문을 잊어 곤경에 처하게 된다.
 
제자는 빗자루에게 물동이에 물을 채우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문제는 빗자루를 멈추게 하는 주문을 잊은 것.
 
온 방이 물바다가 되자 제자는 도끼로 빗자루를 쪼개지만 그럴수록 숫자가 더 많아진 빗자루는 더 열심히 물을 퍼 나르고 온 집안은 홍수가 난다.
 
마침 외출했던 스승이 돌아와 빗자루에게 창고속으로 돌아가라는 주문을 내리자 모든 상황은 깨끗이 정리된다.
 
18세기 괴테 시집에서 그리고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 '판타지아'를 통해 본 '물나르는 빗자루'는 턱밑까지 차올라 세계경제를 질식 직전까지 만들어 버린 달러의 홍수와 많이 닮았다. 
 
사실 우리는 세계경제를 떠받치는 달러를 찍어내는 법만 알았지 그 다음은 관심이 없었다.
 
마구 찍어내기만 하면 될 것이라는 교만함과 자만심에 달러는 지금 엄중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전세계 경제는 달러의 과잉공급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이용한 ‘경제성장’은 계속돼야 한다는 마법이 이어진다면 물가상승을 통한 경제성장은 결국 과잉공급과 과잉설비로 이어져 공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유가가 폭등하고 철강을 비롯한 원자재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은 달러가 종이조각처럼 흔해진 이유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돈과 재화는 같은 비율로 늘어나지 않고 있다. 돈은 마치 '물 나르는 빗자루 하인'처럼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달러는 전 세계의 자산에 대한 투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달러인플레이션을 막을 생각이 없으며 오히려 달러를 더 많이 뿌릴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세계금융시장의 빗장을 부수고 있다.
 
저자는 달러인플레이션이 불러일으킨 착시현상을 정확히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세계경제의 호황이라는 거품은 결국 미국에 유입되는 자본을 정체시킬 것이다.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거품은 깨질 것이고 결국 미국과 세계경제는 공황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는 빗자루 하인(달러)이 만들어주는 달콤한 환상에 젖어있다. 뒤늦게 깨달아 쪼개 없애고 싶지만 더 늘리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달러.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모든 상황을 깨끗하게 정리해줄 스승이 없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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