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한은 '금리로 물가잡기 정책' 사실상 실패했나
2011-08-11 12:04:27 2011-08-11 19:20:40
[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한국은행의 '선제적 금리운용을 통한 물가잡기'는 너무 무리한 기대였을까.
 
올 중순 국회에서 이미 금리인상 실기 지적을 받았던 한국은행이 미국 및 유럽발 세계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론 세계 경제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미 국내 소비자물가가가 7개월 연속 4%대의 고공행진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다.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올해 금리를 통한 물가잡기는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 연속 4%를 상회해 한은의 물가 관리 범위(4%)를 훌쩍 넘어 섰다. 7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까지 상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압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물가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는 유동성도 실물경제에 비해 풍부한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M2증가율은 전월에 비해 상승한 3%대 중반으로 추정되고 있어 시중 유동성은 확대 추세다.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대외불안요인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물가상승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한은이 물가상승을 오히려 부채질 한 꼴이 된 셈이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금리를 물가를 잡으려면 선제적 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그러나 한은은 물가가 오른 뒤 금리를 인상하다보니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 6월 국회 재정위원회에서 “한은이 (금리인상)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스스로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며 “기준금리를 뒤늦게 올리자니 서민가계 파탄과 금융기관 부실이 걱정되고 저금리를 유지하려니 물가가 오르고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음달에도 추석이 껴 있어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 일부에서는 올해 더 이상 금리 인상 기회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 카드 대신 환율을 국내 물가를 잡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져 금리 인상 카드를 사용하기는 부담스러운 반면 원화가치는 기조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뉴스토마토 이승국 기자 in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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