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證 "제발 우리 그냥 상장하게 해주세요"
중형사 중에 비상장은 유일
2011-07-20 14:58:14 2011-07-20 14:58:32
 [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하이투자증권이 비상장이에요? 상장사인 줄 알았네. 증권사가 증권시장에 없어도 문제 없는 건가요?"
 
400만 주식투자자와 법인, 외국인 등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주식, 채권 거래 등을 중계하는 증권사.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모두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상장돼 있는 가운데 유독 하이투자증권만 비상장 증권사로 남아 있어 눈길을 끈다.
 
20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회사의 모태는 지난 1989년 부산에서 설립된 제일투자신탁이다. 1997년 CJ그룹이 인수한 뒤 증권사로 전환하고 사명을 CJ투자증권으로 바꿨다. 이후 다시 2008년 현대중공업그룹에 피인수돼, 크게 보면 주인이 3번 바뀐 증권사다.
 
애초 CJ그룹은 CJ투자증권의 상장을 수차례 검토했다. 상장을 위해서는 최근 3개년도 동안 매출 성장, 영업이익 등 뚜렷한 성적표가 있어야 하고 주식 분산요건 등도 맞춰져야 한다. 최소 3년 이상은 안정적인 경영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CJ의 증권 인수 직후 외환위기가 터졌고 1999년 대우사태, 2003년 SK글로벌 사태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CJ투자증권도 이런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겨우 2005년에서야 회복되기 시작, 2007년에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뤘다.
 
지난 2008년 1월 당시 CJ투자증권의 대표였던 김홍창 사장은 이런 실적 개선을 발판 삼아 CJ투자증권의 상장을 추진한다고 대대적으로 공표했다. 이미 회사 내부에서는 상장준비팀이 만들어져 차곡차곡 진행되던 상황이라 상장이 곧 가시화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곧 매각설이 터지더니 결국 5월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미포조선이 새로운 주인이 됐다. 최대주주가 바뀌었으니 또 1년간은 상장이 물 건너간 셈.
 
거기다 이번엔 해외발 악재가 터졌다. 미국 투자은행(IB)이었던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와 국내 금융시장도 다시 침체기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나마 철저한 리스크 관리 덕에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게 위안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최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 즉 현대중공업그룹 측에서 딱히 증권의 상장에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삼호중공업의 IPO를 검토하고 있어 증권 순서는 요원한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의 오랜 숙원인 상장이 계속 여러 상황에 부닥쳐 미뤄져 왔다"며 "준비가 된다면 상장을 추진했으면 하는 게 상당수 직원들의 염원"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등 금융지주 계열사와 솔로몬투자증권, K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신생 증권사들과 일부 소형사들만 비상장일 뿐 대부분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뉴스토마토 황상욱 기자 eye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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