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정부의 정책을 누구도 신뢰를 못하는 상황 자체가 겉으로 드러나는 위기보다 더 위기를 느끼게 한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물론 대통령까지 가세해 경제위기론을 쏟아내자 "스스로 저지른 위기를 자랑하듯 한다"는 국민적 비난에 직면하는 등 'MB경제팀'에 대한 불신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 위기 조장하는 정부
특히 정말 위기일 경우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정부가 고의로 위기를 조장해 촛불정국을 '경제위기론'으로 돌파하려 한다는 정략적 측면이 강하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MB경제팀'의 수장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중앙언론사 경제부장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 어느 곳을 둘러봐도 좋은 트렌드가 없다"며 "지금 당장을 위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인 경제흐름이 위기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11일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외환위기 때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조짐이 몇 가지 보인다"고 했고, 같은 달 30일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지금 경제가 국난적 상황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며 '국난'이란 표현을 동원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일 "경제적 어려움은 3차 오일쇼크라할 만하다"고 언급하는 등 경제수장과 여당 정책수장, 국정의 수장까지 나서서 위기상황을 전파했다.
정부의 위기론이 줄줄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은 최근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불과 몇달전까지만해도 747(7%경제성장, 4만달러 국민소득, 세계 7대 선진국)을 떠들다 약속이라도 한 듯 위기론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뭔가 숨은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 누가 저지른 잘못인데..
일부에서는 "자기들이 저질러 놓고 어떻게 하란 말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정부 스스로 위기를 인정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통합의 동력을 상실했다"며 "일반적으로 정말 위기라면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데 우리 정부는 그렇지 않고 위기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 실장은 또 "경제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촛불시위로 인한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정략적 측면"이라며 "현 상황을 초래한 정책적 실패를 시위자들에게 떠넘기는 책임회피의 측면이 강하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국민과 정부의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지도록 만든 것은 강만수 장관의 말바꾸기가 크게 한몫했다는 지적도 많다.
◇ 강만수 장관 = 못 믿을 사령탑
강 장관은 지난 4월15일 브리핑에서 "나는 경상수지가 경제정책의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 거시정책에서는 경상수지"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물가와 관련해서는 소비가 위축되는 것이 더 문제"라며 "직장을 잃는 것이 좋으냐, 물가가 올라가더라도 용돈이 조금 줄어드는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해 물가보다는 경상수지를 최우선시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러나 불과 두달 반 후인 지난 3일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을 발표하며 "물가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을 바꿨다. 강 장관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경제사령탑이라는 비판이다.
747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속도가 빠를수록 'MB경제팀'의 태도 또한 급변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5%까지 치솟자 환율상승을 부추기던 자신감은 사라지고 손안의 카드를 다 보여주면서까지 환율 끌어내리기에 급급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권출범 당시보다 상황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고 유가 등 여러부분에서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위기는 아니다"며 "정부의 정책을 누구도 신뢰를 못하는 상황 자체가 겉으로 보이는 위기보다 더 위기를 느끼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또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땜질식 정책보다는 장기적 차원에서 현실적인 성장목표치를 세우는 등 실현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충고했다.
◇ 정책일관성 '절실'
반면 정부의 현재 외환대책은 환율을 끌어내려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이 목표인 만큼 더 공격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조사팀장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환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환율은 절대 급격하게 변동시키면 안되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물가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인 만큼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가 외환시장에 보다 공격적으로 개입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정책운용자의 일관성 부족과 미숙함이 오히려 시장의 불신을 높인다며 "조용히 있어달라"는 요청도 있다.
정용택 유진투자증권 매크로팀장은 "정책운용자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이들의 미숙함이 시장의 불안성을 오히려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팀장은 그러면서 "경제를 위해서는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며 "개입하더라도 조용히, 표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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