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올리고 시장 끌어내렸다(?)
"엇갈린 전망에 물가우려까지..하락장 단초 제공"
2011-06-10 17:33:04 2011-06-10 19:01:59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시장의 예상이 빗나갔을 때 그 결과가 좋으면 '서프라이즈', 나쁘면 '쇼크'라고 한다. 1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쇼크'에 가까웠다. 빗나간 예상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는 얘기다.
 
이날 기분좋게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 중 한 때 1% 넘는 강세를 보이다 한은의 금리 결정을 기점으로 고꾸라져 2040선까지 밀려났다. 단순히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틀렸기 때문이라기 보다 시장은 인상의 배경을 부정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에 이어 석달 만에 갑작스레 금리를 올린 이유가 치솟는 물가에서 비롯됐기 때문. 경기 회복세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터진 이슈라 우려가 더욱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는 등 글로벌 경기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금리가 오르자, 시장은 한은이 성장을 감안한 금리 정상화 차원이 아닌 인플레 우려 때문에 올린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상당 수 전문가들이 금리 동결을 예상한 게 사실"이라며 "연내 두 차례 정도 더 올릴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로선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상 자체가 악재가 될 수는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금리 인상이 원화가치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결정 후 지수가 하락반전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오히려 원화가치 상승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외국인 자금을 유도할 호재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외국인 입장에서 다시금 원화에 투자할 메리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금리 인상으로 원화 강세가 가능해진 점은 외국인의 관심이 국내증시로 재차 쏠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이 경제 회복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을 훼손했으니, 오히려 물가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늘(10일)의 인상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도 "지난달치를 지금 올린 것일 뿐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단기일 내 재차 올릴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업종별 전략은 변함없나
 
당초 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린 배경이 가계부채와 저축은행 부실인 만큼, 금리를 올린 마당에 한은이 이들 문제까지 한 번에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의 가장 큰 피해주 중 하나인 건설업종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범호 연구원은 "한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가계부채 등 남은 과제는 뒤로 미룬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대출금리 인상 우려에 건설주가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반사적으로 금리 인상 수혜주인 보험·은행주에는 보다 긍정적인 관점이 요구됐다. 은행의 경우 대출 금리를 올려 순이자마진(NIM)을 개선시킬 수 있고, 보험 또한 전체 운용자산의 절반 이상이 금리 연계 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금리 인상 시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
 
김주형 팀장은 "금리 인상기에 가장 성과가 좋은 업종으로 보험주를 꼽을 수 있고, 그 다음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섹터"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물가 상승기임을 고려하면 유통과 음식료 업종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 금통위 끝났다..남은 변수는?
 
옵션만기와 금리 이벤트가 마무리되고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둔 공백기간 동안 시장의 관심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 이슈로 쏠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예정된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지원안 발표와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 종료 이슈를 어닝시즌이 개막하기 전 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한범호 연구원은 "오는 24일 유로존이 그리스 지원의 규모와 담보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쉽게 마무리될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적완화 종료에 대해서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안, 미국의 자생력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오온수 연구원도 "이달 말 굵직한 경제 이벤트가 몰려 있다"며 ▲ 21일 MSCI(모건스탠리캐피날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 발표 ▲ 22일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을 그밖의 변수로 꼽았다.
 
임수균 연구원은 "이달 하순으로 갈수록 프리 어닝시즌이 도래함과 동시에 각종 이벤트가 겹친다"며 "그 전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임 연구원은 "그러다 6월 말이 되면 2분기 실적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며 시장이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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