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한국미디어교육학회 이사
송지선 아나운서가 스캔들에 휘말린 끝에 불행하게 삶을 마감했다. 이번 사건이 주는 메세지는 다각도에서 읽혀질 수 있으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사건의 전개 과정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소셜미디어의 속성과 올바른 사용법을 이해하기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의 관점에서 이를 짚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메시지를 만드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소셜미디어의 속성을 보면, 송 아나운서가 불안한 심경을 트위터에 올리는 순간 민감한 사생활이 소셜 미디어 이용자 대중에 알려지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됐다는 점이 발단이라고 볼 수 있다. 송 아나운서는 아마도 자기의 불안한 심정을 친구에게 토로하듯 밝히면서 위로를 받으려고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기대와 다르게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사건을 전개시킬 수도 있기에 민감한 사생활 이야기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 관계와 맥락 속에서 정확히 해석될 수 있는 사적 대화가 그 관계를 벗어나 파편적으로 유통되면 읽는 사람 각자의 입장에서 메시지가 해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는 사적 대화의 형식으로 이용되는 공적인 매체임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메시지를 퍼뜨리고 공유하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소셜미디어의 규범문제를 보면, 네티즌들은 스캔들의 상대방인 임태훈 선수를 무차별적으로 비난한다. 임태훈 선수가 연인관계를 부정한 것이 자살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봐야할까?
소셜미디어 상의 규범 문제는 소셜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항상 논란꺼리가 된다. 규범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규범 형성에 참여하는 이용자들은 어느 정도 도덕적인 의무감에서 행동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선의와 상관없이 대화의 내용은 변질되고 관음증적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꺼리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송 아나운서 사건도 마찬가지다. 임태훈 선수와 송지선 아나운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진실은 당사자가 아니면 모른다. 임태훈 선수가 연인관계를 부정하는 인터뷰 발언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대처했거나 "적절한 질문이 아니다"라고 기자를 면박 주었다면 최선이겠지만, 항상 최선의 상황만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설마 임태훈 선수가 인터뷰를 하면서 송 아나운서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미필적 고의를 가졌을까? 송 아나운서가 죽을 만큼 견딜 수 없었던 이유는 무너진 사회적 평판 때문이지 임태훈 선수가 연인관계를 부정했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좋은 남자를 만나면 되는데 자살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송 아나운서의 무너진 사회적 평판에 대해 누가 유죄일까? 관음증적 관심이 충만했던 인터넷 언론과 네티즌이 유죄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관음증적 호기심을 무분별하게 퍼뜨린 이용자와 도덕적 의무감으로 충만한 이용자들이 구체적으로 동일 인물일 수는 없겠지만, 이용자들은 연대적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소셜미디어 공간은 그 공간에 참여하는 모든 이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같은 불행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소셜미디어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고 소셜미디어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디어를 정확히 이해하여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하는데 선진국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초중등 학교의 정규 교과목 과정에 포함시켜 학생들을 교육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디어 리터러시, 미디어 교육의 불모지다.
최근 소셜미디어 시대에 이르러 모든 개인이 소셜미디어를 소유하고 이용함에 따라 미디어 리터러시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초중등 학교의 정규 교과목 과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시간을 할애해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 중에서도 특히 접근의 용이성과 파급력의 측면에서 강력하면서도 오해와 오용, 부작용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소셜 미디어에 리터러시 교육이 집중돼야 할 것이다. 끝으로, 열정 넘치고 순수했던 야구 전문 캐스터 송지선 아나운서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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