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촉발된 한국 내 혼란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이례적으로 사설을 통해 혼란의 조기 수습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5일 '한국의 혼란은 신용력 저하를 초래할 뿐'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쇠고기 수입 조치로 발단이 된 한국의 사회 혼란이 계속돼 걱정을 금할 수 없다"며 이명박 정권이 '대항세력'과의 대화를 통해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기를 희망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쇠고기 항의는 당초 학생과 일반 시민이 주축이 된 평화적인 집회였으나 최근 들어 과격 활동가에 의한 폭력시위로 변질돼 경찰과 충돌로 부상자가 다수 발생하고 일부 노조도 혼란에 편승해 '수입반대'를 명분으로 시한부 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과격시위 주동 세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일본 언론은 그동안 한국 내 촛불시위 상황에 대해 사실 보도에 충실해 왔으나 주요 신문이 사설을 통해 혼란의 장기화에 대한 깊은 우려와 함께 과격 양상을 띠고 있는 시위에 대해 비판적인 주장을 펴기는 처음이다.
일본의 대표적 경제신문이자 3대 유력지의 하나인 니혼게이자이가 이러한 사설을 게재한 것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한국이 이번 쇠고기 사태로 경제적 곤란이 가중될 경우 일본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는 데모와 파업이 첨예화하고 있는 배경으로 10년 만에 발족한 보수정권에 대한 좌파세력의 저항을 꼽으면서, 이들이 과거 군사독재 정권에 항거했던 학생운동 경험자가 많고 반미.친북 의식이 강해 미.일 양국과 연대를 중시하는 이명박 정권과는 입장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전임 정권의 실정에 따른 국민들의 좌파 외면과 지난 4월 총선 패배로 현 정권에 대한 대항 수단이 별로 없던 좌파 세력이 때마침 불거진 쇠고기 문제를 최대한 활용해 이명박 정권에 대한 타격을 가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한국이 1987년 민주화된 뒤 20여년이 지났으나 대립하는 문제를 토론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폭력과 실력 행사에 호소하는 것은 민주화가 아직 정착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한국 경제가 고유가와 물가급등으로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고, 정부가 6%로 밝혔던 금년 성장률을 4.7%로 낮췄으며 올해 경상수지도 IMF 사태가 발생한 1997년 이후 11년 만에 적자로 떨어질 전망이라면서 "국제 신용력 저하가 우려되는 가운데 과격한 폭력 시위와 파업은 해외의 한국 불신을 조장할 뿐이다"고 경고했다.
[도쿄=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