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신한지주 이사회가 라응찬 전 회장에 대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행사 권한을 부여한 것과 관련해 비난이 일고 있다.
전례가 없는 경영진 내분사태를 야기함으로써 국내 금융업의 신뢰를 실추시킨 장본인이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까지 받은 라 전 회장에게 스톡옵션을 행사토록 한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감독당국 수장인 김종창 금융감독원장까지 "신한금융이 아직 정신을 못차린 것 아니냐"는 원색적인 비판을 내놓아 향후 금융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 신한사태 주범 '라응찬' 스톡옵션 평가차익만 28억..금융권 '부글부글'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21일 정기 이사회에서 라 전회장에게 부여된 총 30만7354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라 전 회장은 스톡옵션 일부를 행사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 전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총 34만2354주의 스톡옵션을 받았으며 2009년의 3만5000주는 자진반납했다. 라 전 회장이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할 경우 거둬들이는 평가차익은 28억3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받아들이는 금융권의 시각은 곱지 않다. 라 전 회장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받았고 경영진 내분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데 거액의 스톡옵션을 챙겨주는건 말이 안된다는 얘기다.
과거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스톡옵션 행사가 취소됐던 경우과 비교해서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관계자는 "강 전 국민은행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는 라 전 회장이 받은 '직무정지'보다는 수위가 낮은 '문책경고'였는데도 스톡옵션이 취소됐다"며 "라 전회장의 스톡옵현 행사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신한금융관계자는 "라 전 회장은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었고 강 전 행장과 비교했을때 회사에 금전적 피해를 끼쳤다고 보긴 어려웠다"며 "법률 자문 등을 통해 이번 스톡옵션 행사가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 책임 추궁은 커녕 보상 눈감아 준 이사회 '빈축'
하지만 그 동안 라 전 회장에 대해 책임을 묻지도 않은 이사회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스톡옵션 행사를 허용한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경실련 관계자는 "신한사태의 주범인 라 전 회장에게 이사회가 그동안 제대로 책임을 물어왔는지 의문"이라며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스톡옵션 계약 관련 규정 중 취소사유로 회사 피해라는 부분을 금전적 손실로 제한한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행 상장사협의회 스톡옵션 계약관련 모범규준에 따르면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신한금융은 손해라는 부분을 금전적 손실로 제한했지만 라 전 회장이 시장질서를 훼손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이사회의 기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의 제재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 교수는 "금융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임직원들이 법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켰을때는 이를 제재할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며"금융회사가 시장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감독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한 조찬모임에 참석해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에 대해 당국이 직접 관여하기는 어렵고 이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앞으로 은행의 지배구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 과정에서 철저히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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