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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사태로 유가 급등..인플레 우려 확산
2011-02-22 15:28:08 2011-02-22 16:44:28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원유시장이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자거래에서 전일대비 6.2% 오른 배럴당 95.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전거래일 대비 1.40달러(1.40%) 오른 배럴당 100.36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9월8일 이후 거의 30개월 만이다.
 
이날 원유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주범은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사태였다.
 
현재 리비아는 사실상 내전 상태에 접어들었다. 궁지에 몰린 카다피 정권은 전투기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서고 있으며, 이미 200명 이상의 리비아 시민이 사망했다.
 
원유시장이 리비아 사태에 더욱 주목하는 것은 리비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 하루 1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주요 산유국이기 때문이다.
 
산유량 규모로는 OPEC 내에서 8번째에 불과하지만,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에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이날 리비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역시 리비아가 석유 생산 공급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이번 리비아 사태는 인근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까지 전염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갖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세계 원유 매장량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벤 워스트모어 호주국립은행(NAB) 이코노미스트는 "리비아의 시위 사태가 튀니지나 이집트 보다 원유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인근 산유국으로 번져나갈 경우, 국제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앤드레이 크류첸코브 VTB캐피탈사 애널리스트도 "리비아의 하루 생산량이 150만~160만 배럴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유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유가 급등시 인플레 확산 우려"
 
국제 유가가 계속해서 과도하게 오르면,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는 경기 상황과 밀접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유가 급등은 '경기회복' 보단 '물가 상승'이란 부정적인 요인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아담 시에민스키 도이체방크 수석 에너지연구원은 "원유시장이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신흥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에 유가 불안이 더해지면 물가 상승세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직 예단하긴 어렵지만, 리비아 사태가 확산되면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공포감이 점점 더 짙어질 것"이라며 "세계 경제 회복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05달러까지 오르면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지출 비중이 2008년 경계수치인 5.1%에 도달한다"며 "아
직 20달러 정도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stelo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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