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퇴임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후 MS의 임원진 구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게이츠 회장이 맡았던 신기술 전략 수립 업무는 레이 오지와 크레이그 먼디 두 사람이 이어받게 된다. 월마트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며 능력을 발휘한 케빈 터너 최고 운영담당 임원(COO)은 내부 일상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이들 조직의 정점에는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자리한다.
약 2년 전 게이츠 회장이 은퇴 계획을 발표하기 이전부터 발머 CEO는 거대한 조직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 새 임원진 인선에 나선 바 있다. 대표적인 예가 터너 COO의 선임이다.
게이츠 회장 역시 자신의 뒤를 이어 MS에서 기술적 측면의 비전을 제시할 사람들을 물색해 왔다.
그 결과 1992년부터 MS에서 운영체계 개발 업무를 해 온 크레이그 먼디가 장기 기술개발 전략 수립 업무에 있어 적임자로 떠올랐고, 사무용 표계산 프로그램 '비지칼크'나 개인정보 관리 프로그램 '로터스 노츠'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던 초창기 소프트웨어 개발자 레이 오지는 5년 정도의 단기 전략 수립 임무를 부여받게 됐다.
먼디에게는 최고 전략담당 임원(CRSO) 직함이, 오지에게는 게이츠 회장과 같은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CSA) 직함이 붙게 됐다.
'윈도' 운영체계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케빈 존슨 플랫폼 및 서비스사업부 담당 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츠가 물러난 이후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팀에 장기적인 업무 구상을 제시하도록 요구했다며 "게이츠 회장이 맡던 일들 중 많은 부분을 이미 제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머 CEO는 "미래를 가리키는 것,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계속해서 그 미래를 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물러난 다음의 경영 방침을 구상하기 위해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책들을 다시 참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디 CRSO는 전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는 수십억대의 다양한 단말기에서 MS의 소프트웨어가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20년간 MS가 바라볼 수 있는 사업 기회라고 강조했고, 오지 CSA도 다른 회사에서 만든 기기들에 MS의 소프트웨어가 사용되도록 하는 쪽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발머 체제'가 일단은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이츠 회장이 퇴진 계획을 공식화한 지는 2년 정도가 지났지만 실질적으로는 2000년 CEO 자리를 발머에게 물려준 이후부터 '게이츠 없는 MS'에 대한 구상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게이츠 회장이 MS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계속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일에만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MS는 현재 검색 관련 사업부문에서 구글에 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지배적인 영역이었던 개인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분야는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다른 소프트웨어들로 대체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여건이 향후 MS의 사업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