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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거부로 주유대란 임박…기업 조업중단 '확산'
2008-06-17 15:56:45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닷새째에 접어든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로 주유소에 기름 공급이 안돼 주유 대란이 예상되는데다 기업들의 조업 중단 사태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기름을 운반하는 일부 지역의 탱크로리 차량이 멈춰서면서 주유소에 기름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삼성전자 광주공장과 대우일렉트로닉스 광주공장 등은 제품 출하에 어려움을 겪어 조업 및 잔업을 일시 중단했다.
 
업체들은 화물연대 파업에다 장마까지 겹치자 야적장에 무작정 제품을 방치할 수 없어 어려움이 커지고 있으며, 레미콘 공장 등은 건설기계 노조의 파업의 영향까지 받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 대산유화단지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주요 업체들의 재고량이 13만6천t을 넘어서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으며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탱크로리 차량들도 운행을 중단하면서 서산 시내 각 주유소들이 기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주유소 기름공급 중단은 여타 지역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내주부터는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서 기름을 공급받는 시내 한 주유소 업주는 "아직은 재고물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파업이 3-4일 정도 더 지속하면 기름이 없어 못 파는 주유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일부 공장은 생산을 감축하는 등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휴켐스 화학공장은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화학물질 저장탱크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생산량을 30% 감축했으며 17일부터 8개 공장 가운데 질산을 생산하는 2개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했다.
 
여수산단 입주 공장들 중에 가동이 중단된 곳은 아직 없지만 업체들은 18일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생산 감축과 중단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했다.
 
업체들은 또 파업이 지속될 경우 여수산단에서 생산된 화학물질 등을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중소 가공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 지역 공장들도 생산된 제품이 반출되지 않아 야적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한데다 원자재 공급이 중단돼 생산 감축이나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야적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여수산단과 광양항에서 오는 원자재 공급도 불안정해져 17일 하루 일부 라인을 제외하고 생산을 일시 중단키로 했으며 18일부터 상황을 지켜본 뒤 생산 감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현재까지 8천만달러의 수출 차질이 발생했다.
 
삼성전자측은 "현재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17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야적장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돼 파업 상황을 좀더 지켜보기 위해 조업을 하루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광주공장도 잔업을 중단했으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부산항에서 오는 수입 원자재 공급이 막혀 17일 오후부터 전자레인지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수출 차질은 500만달러에 달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6월1일자 경유 가격으로 유가 인상분을 100% 보전해주기로 하는 등 화물연대와 화주 측의 교섭이 타결됐지만 파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공장 정상가동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의 경우 평택 및 부산항으로 향하는 장거리 육상 운송이 전면 중단됐으며 이로인해 일평균 수출 물동량 900-1천대 가운데 대부분 운송이 힘들다.
 
충북의 성신양회 단양공장은 육상 운송 마비로 출하량이 1만t 이상 줄어들면서 2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한일시멘트는 육송 중단으로 화차로만 1만3천t 가량을 지방 5개 저장소로 출하하고 있으나 저장소 적재율이 80%를 초과하면서 조만간 일부 생산라인을 정지시켜야 할 상황이다.
 
이처럼 시멘트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레미콘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평소 하루 평균 800루베(1루베=1㎥)의 레미콘을 생산해 온 제천 소재 한일레미콘은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간 13일부터 시멘트를 전혀 공급받지 못했다.
 
강릉의 라파즈한라시멘트는 공장 입구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간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감시와 방해로 15일부터 육로 수송이 전면 중단됐다. 이 업체는 철도와 해상 운송량을 늘리고 있으나 전국 12개소에 있는 20만t 규모의 저장고도 출하가 막히면서 재고량이 쌓이고 있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은 하루 700t씩 실어 나르던 시멘트 부원료인 석탄재의 수송이 중단됐고, 항만에서 공장까지의 유연탄 수송마저 끊겼다. 공장 가동을 위해 하루 4천t의 유연탄이 필요한데 수송이 2-3일 만 중단돼도 1주일 안에 유연탄 제고가 바닥나는 형편이어서 공장 가동에 위태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뉴스토마토 안후중 기자 hu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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