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이 투자자의 기업 가치 판단 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종합개선 방안은 최종적으로 상업화된 제품뿐 아니라, 개발이 중단된 신약의 진행 이력까지 빠짐없이 정기공시에 담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종합개선 방안의 주요 특징은 △정기공시에 신약 파이프라인 진행 경과 누적 △기술이전 계약 기재 사항 구제화 △기업공개(IPO)를 위해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에 기재되는 공모가 산정 기준 구체화 등입니다.
정기공시는 기업의 연 실적을 담은 사업보고서, 1~6월까지 실적을 담은 반기보고서, 1개 분기 실적을 다룬 분기보고서를 의미합니다. 이번 종합개선 방안을 따르는 기업들은 정기공시에 '연구개발 이력관리 총괄표'를 담습니다.
총괄표에는 그동안 추진 중이라고 공개한 모든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완료, 개발 중단, 기술이전, 품목허가, 판매 등 주요 진행 경과가 들어갑니다. 개발을 추진한다고 일회성으로 공시하고 나서 그 다음부터는 '감감무소식'인 일이 없도록 하는 겁니다. 총괄표에 한번 들어간 후보물질은 이후 정기공시가 나올 때마다 사라지지 않고 누적됩니다.
금융감독원은 7월30일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예를 들어, 수십년 동안 개발이 추진된 모든 후보물질이 누적되는 건 아닙니다. 금감원이 총괄표를 정기공시에 넣기 위해 '투자위험요소 기재요령 안내서'를 조만간 개정하는데, 해당 개정 시기로부터 3년 전까지의 후보물질부터 누적되기 시작합니다. 3년 전에 개발이 추진된 후보물질은 '001'이라는 아이디를 부여받습니다. 그 이후부터 '002', '003' 등의 방식으로 아이디가 붙는 겁니다.
기술이전 계약 공시 세부화…'공모가 산정 기준 가이드라인' 수립
아울러 기술이전 계약 공시에는 계약금, 개발 마일스톤, 허가·판매 마일스톤 및 로열티가 적힙니다. 기술이전 계약의 총 금액뿐 아니라 총 금액을 이루는 각 항목의 비중을 투자자가 파악하게 하려는 취지입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기술이전 계약 공시에 각 항목의 지급 성격도 적습니다. 계약금은 조건없이 받는 선급금, 마일스톤은 조건부의 성격을 지닌 성공보수, 로열티는 제품 상용화 이후 정기적으로 수령하는 대가라는 식으로 기재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각 항목들을 수령할 수 있는지도 적어야 합니다.
금감원은 기업이 기술이전 계약상 비밀을 근거로 계약 상대방을 비공개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규모와 사업 역량 등 최소한의 정보를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계약 상대방이 빅파마인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인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게 매출 규모 등을 공시에 담는다는 겁니다. 또 계약상 비밀이 공시에 적용될 경우, 각 항목의 지급 성격·조건을 어느 범위까지 기재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업계와 협의할 예정입니다.
종합개선 방안은 '증권신고서의 공모가 산정 기재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가이드라인은 IPO시 공모가 산정에 활용되는 주요 기준(가정)을 △예상 시장규모 △임상시험 성공 확률 △허가 및 심사리스크 △개발기간 및 소요비용으로 분류했습니다.
예상 시장규모는 해당 제품이 이론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전체시장'과, IPO를 추진하는 기업이 실제 매출을 일으키려고 하는 '실제 목표시장'으로 나뉩니다. 가이드라인에서 명시하는 전체시장은 전세계 모든 대륙을 포괄하는 통상적인 전체 시장과는 다릅니다. 가이드라인은 가능성이 0%가 아닌 지역을 전체시장에 다 포함시키지 말고, 실제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범위를 한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체시장을 산정하기 위해 약가를 활용하려면, 약가의 산정 근거도 함께 적어야 합니다. 기존 약품이 이미 있는 질환을 고치기 위해 다른 약품을 개발할 때에는 기존 약품 가격이 약가 산정의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기존 약품이 없는 질환을 노리고 신규 약품을 개발할 경우에는 목표 약가에 대한 자의적 추정치 활용을 지양해야 합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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