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국산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늘어나면서 외산 오리지널 의약품을 점차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는 바이오시밀러가 환자 및 건강보험 부담을 덜어주는 만큼 향후 처방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전히 높은 오리지널 약의 점유율은 개선 과제로 지적됩니다.
현재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국내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만741명이었던 국내 관련 환자 수는 2021년 8만289명으로 약 32% 증가했습니다. 서구식 식습관 등 이유로 지난 10년 동안 크론병 환자의 발병률은 2.37배,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32배 늘어났습니다.
미국 소화기학회(ACG) 등은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우스테키누맙' 성분 의약품이 중등도 및 중증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높은 유효성이 있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우스테키누맙 제제가 다수 사용되고 있습니다. 얀센의 '스텔라라' 처방이 대표적.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피즈텍'과 셀트리온의 '스테키마' 등이 있습니다. 박상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젊은 층이 염증성 장질환에 다수 걸리고 있는 만큼 학업과 일 등에 문제가 생기고 삶의 질이 하락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실이 크다"며 "우스테키누맙 제제가 효과가 좋고 안전성이 담보된 만큼 많이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증가하면서 장기 사용에 따른 부담 절감 등의 이점이 있는 국산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김양균 기자, AI 이미지 생성)
염증성 장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장기간 치료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환자 부담이 큽니다. 사망률이 높지 않다는 점은 환자에게는 다행이지만 이는 장기 치료와 그에 대한 사회적 의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박 교수는 "한번 치료를 시작하면 해당 치료제로 계속 유지를 해야 해서 국가적으로 치료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스텔라라 및 바이오시밀러 제품에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환자는 본인 부담률 10%만을 내면 됩니다.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성인 남성 환자의 1년 치료비는 에피즈텍으로 치료했을 때, 환자 부담액은 오리지널 대비 약 53만원 저렴합니다. 에피즈텍 처방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경우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는 환자당 연간 290만~350만원가량으로 예상됩니다.
박 교수는 "치료제 90%는 건강보험료에서 부담하는데, 장기적으로 상당한 절감 효과가 있다"며 "오리지널 대비 효과성과 안전성이 동등한데 비용을 좀 아낄 수 있는 약제가 있다면 이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영국에서 크론병 진단 초기 생물학 제제를 먼저 시작한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를 비교한 연구에서 생물학 제제를 투약한 환자들의 경과가 더 좋게 나왔다"며 "비용 부담 때문에 의사들이 영국 보건당국과 협상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사용하자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해 해외의 높은 선호도를 소개했습니다.
오리지널약 선호 관행 바뀌어야
5년 전 크론병을 진단받은 이십 대 남성 환자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다 장 협착 증상이 발생했습니다. 에피즈텍을 사용하자 한 달 만에 증상이 호전됐고, 염증 수치도 4주 만에 정상 수치로 떨어졌습니다. 협착 증상도 호전돼 현재도 유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또 크론병으로 대장 일부를 잘라낸 50대 여성 환자는 에피즈텍 사용 4주 만에 설사가 호전되고 염증 수치도 정상화됐습니다. 이와 함께 인플릭시맵 제제를 장기간 사용 시 면역 반응 때문에 이렇게 피부 병변이 부작용으로 나타납니다. 치료 가이드에 따라 에피즈텍으로 변경하자, 피부 병변이 호전됐습니다. 박 교수는 “바이오시밀러는 크론병 증상 및 염증 호전을 비롯해 타 약제의 부작용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앞선 처방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박상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효과성과 안전성이 동등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들어 처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김양균 기자)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우스테키누맙 성분 의약품 처방량 기준 오리지널 약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96%였지만, 올해 1분기 89%로 1년 만에 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는 에피즈텍 등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제품 2종이 출시 이후 시장에 침투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환자 10명 중 9명가량은 더 비싼 오리지널 약을 처방받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9월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 지원 요구에 대해 "약효는 같은데 왜 값싼 바이오시밀러 대신에 오리지널 의약품만 처방이 되겠나"라며 "이런 문제는 근본적으로 짚어봐서 다소 힘이 들더라도 빨리 해결해야 한다. 일종의 부조리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관련해 올해 1분기 우스테키누맙 성분 의약품의 처방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지만, 처방액 증가 폭은 약 11%로 나타났습니다. 바이오시밀러 도입 확대로 환자 치료 사례는 증가했지만, 의료비는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난 겁니다. 박 교수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여러 연구를 통해 오리지널과 동등하다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다"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이오시밀러는 환자들의 장기적인 치료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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