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가계도 여윳돈 증가…현실은 '양극화' 심화
반도체 호황에 기업 여유자금 20.8조 '역대 최대'…가계도 주식투자 확대
IT·비IT,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심화…소득 양극화도 6년 만에 최대
2026-07-07 17:44:25 2026-07-07 18:04:28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올해 1분기 기업과 가계 모두 여윳돈이 늘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가계는 연초 지급된 상여금과 이를 바탕으로 한 주식투자 확대에 힘입어 여유자금이 늘었습니다. 다만 정보기술(IT)과 비IT 업종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계층별·기업 규모별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발 수출·투자 확대…기업·가계 여유자금↑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부문의 자금 운용 및 조달 차액은 84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51조9000억원)보다 순자금 운용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순자금 운용은 금융자산에서 금융 부채를 뺀 여유자금 규모를 의미합니다.
 
경제 부문별로 보면 올해 1분기에는 모든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이 전 분기보다 늘었습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79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67조원)보다 12조2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연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난 가운데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감소로 자금조달이 줄면서 여유자금이 확대됐습니다.
 
늘어난 여유자금은 주식과 투자펀드 등 금융자산으로 유입되는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가계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올해 1분기 61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8%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부문의 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예치금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증권 예탁금"이라며 "하위 항목을 보면 예금은 많이 줄고 주식 예탁금으로 많이 늘어났다. 이번 가계 자금 운용 특징은 주식으로 머니무브가 일어났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 운용 규모도 2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종전 최대였던 2024년 1분기(5조8000억원)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김 팀장은 "비금융 법인은 일반적으로 실물 투자가 금융 투자보다 많은 자금 부족 주체"라며 "그러나 이번 분기 반도체 경기 호조로 인한 영업이익 급증으로 비금융법인 기업에서 큰 폭의 여유자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 중심 성장세 속…IT·비IT 격차 확대
 
우리 경제 전체의 자금 여력은 커졌지만 계층별·산업별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IT 업종으로 성장과 소득이 집중된 영향입니다.
 
올해 분배 지표를 보면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반도체 업종 종사자들의 성과급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5월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로, 1분기 기준 2020년 1분기(6.89)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지표는 상위 20% 가구의 소득이 하위 20% 가구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며,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기존의 부동산 중심 자산 격차에 더해 소득 격차까지 확대되면서 불평등이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BoK 이슈노트: 우리 경제 가계 양극화의 실태와 파급영향'에 따르면 지니계수는 2016년 0.353에서 2023년 0.323까지 하락했다가 2024년 0.325로 다시 상승했습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높은 것을 뜻합니다.
 
기업 간 격차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 비중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실제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지난해 39.9%로 집계됐습니다.
 
반도체를 포함한 IT 기업과 비IT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실적 격차도 더욱 벌어졌습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을 보면 화학과 자동차 등 업종은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악화한 반면,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15.0%를 기록하며 전체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습니다. 기업 규모별로도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6%에서 6.6%로 높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4.8%에서 4.6%로 하락하며 격차가 더욱 확대됐습니다.
 
7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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