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가른 GRDP…17년 만 최고치에도 호남만 '제로 성장'
반도체 생산지 중심 성장…수도권 5.2%·충청권 4.2%, 호남권은 0%
정부, 서남권 반도체 800조 투자 추진…지역 격차 해소 여부는 '미지수'
2026-06-29 17:28:17 2026-06-29 17:41:33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올해 1분기 전국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17분기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생산지를 중심으로 GRDP가 성장한 모습인데요. 반면 호남권은 제로 성장에 머물며 반도체발 성장의 수혜에서 소외된 모습입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국 GRDP 올랐는데…호남은 '제자리'
 
국가데이터처가 2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RD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습니다. 이는 2021년 4분기(4.2%) 이후 1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입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충청권, 대경권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수도권은 5.2%로 전 분기(2.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광업·제조업(12.1%)과 서비스업(3.8%)이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충청권도 광업·제조업(5.4%)과 서비스업(3.4%)을 중심으로 4.2% 성장했습니다. 이어 대경권은 2.3%, 동남권은 2.0%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반면 호남권은 권역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률 0%를 기록했습니다. 직전 분기(-0.2%)보다 0.2%포인트 개선됐지만 여전히 가장 낮은 성장률에 머물렀습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이 -1.2%로 역성장했고, 서비스업은 1.4%, 광업·제조업은 0.1%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정부, 호남 반도체 투자로 성장동력 확보 나서
 
올해 1분기 지표를 보면 지역별 GRDP는 광업·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성장세를 좌우하는 모습입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이날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서남권 반도체 산업에 800조원을 투자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투자 계획을 밝히며 힘을 보탰습니다. 이에 반도체 산업이 호남권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실제 우리나라는 통상 제조업이 지역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실제 시도별 성장률을 보면 올해 1분기 충북의 GRDP 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산업별 기여도는 광업·제조업이 25.8%로 가장 높았고, 건설업 3.9%, 서비스업 3.4% 순이었습니다. 경기는 GRDP 성장률이 6.2%를 기록했습니다. 산업별 기여도는 광업·제조업이 14.2%, 서비스업이 2.3%로 나타났습니다.
 
안상용 데이터처 소득통계과 사무관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서비스업은 (지역 간 편차가 적어) 안정적이지만 광업·제조업은 시도별 편차가 크다"며 "광업·제조업이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국 제조업 성장률 평균이 7.1%인데 이를 넘어가는 지역은 경기와 충북, 경북밖에 없다"며 "이 지역들의 성장률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지역 격차 해소는 '안갯속'
 
다만 대규모 반도체 투자의 효과가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선 반도체 산업은 제조업 가운데서도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꼽힙니다. 2026년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20912만 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4만명 줄었습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가 14만명 감소하며 전체 감소세를 견인했습니다. 
 
김세진 태제연구재단 책임연구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데이터 센터 자체도 일자리 창출 효과가 그렇게 높지 않은데 앞으로 반도체 공정은 더 자동화될 것"이라며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건설업 정도는 호황이 있겠지만 데이터센터의 본질이 사람이 아니라서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제한적이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도 안고 있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나면 침체기를 맞을 수 있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완화나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 등이 국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또 대규모 투자의 성과가 특정 계층에 집중되면서 지역 내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김 연구원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 당장은 효과가 있지만, 그 성과가 서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며 "오히려 부의 불균형이 더 커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호남에도 자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산업이 있는데 기존 산업조차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산업에 대한 대안 없이 외부에서 반도체 산업을 억지로 이식하는 건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 공장(팹·Fab)을 전남광주특별시에 짓기로 약속한 광주 북구 첨단3지구에서 복합단지 조성 사업이 한창이다.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