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저승사자 이진관…'특검 구형'보다 높은 '선고' 잇달아
이진관 재판부, 김건희·내란특검 사건 4건 중 3건 '구형 초과'해 선고
법조계 "판사, '사이다' 통쾌함 아닌 예측 가능성 필요"…신중론 제기
2026-06-23 12:59:28 2026-06-23 15:03:50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이진관 부장판사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내란특검 구형보다 5년 높은 형량입니다. 이 재판장이 김건희·내란특검 사건과 관련해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한 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다만 법조계에선 이같이 '지르는 선고'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이는 앞서 4월27일 내란특검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5년 높은 형량입니다.
 
지난해 9월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첫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부장판사가 특검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는 지난 1월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사건에서도 특검 구형량인 징역 15년보다 무려 8년이나 무거운 징역 23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통일교 청탁 사건에서도 김건희특검의 구형(징역 5년)을 웃도는 징역 6년의 실형을 내렸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박성재 전 장관 사건까지 포함해 김건희·내란특검 관련 1심 사건 4건 중 3건에 대해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한 겁니다. 
 
통상 일반 형사재판에서 재판부는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025년 12월 발간된 사법정책연구원의 '양형기준 도입 전후의 양형 판단에 관한 실증적 분석'에 따르면, 양형기준 도입 이후 살인범죄 같은 중범죄 사건조차 1심 선고 형량은 검사의 구형 대비 약 71% 수준에 머무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흐름과 비교하면 이 부장판사의 잇따른 구형 초과 선고는 이례적인 게 사실입니다. 
 
이에 법조계에서도 평가가 엇갈립니다. 재판부가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해 책임을 엄격하게 판단한 결과라는 진단입니다. 박용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구형보다 높은 선고가 법률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문제가 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재판부) 나름대로 기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박금복 변호사 역시 "이진관 재판부는 기본적 성향이 '내란 범죄에 관해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것 같다"며 "내란은 형사법을 넘어 헌법 체계를 흔드는 범죄인 만큼, 다시는 내란에 기여하거나 공모하는 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엄정한 선고를 해야 한다는 걸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다만 신중론도 제기됩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특검이 충분한 수사를 거쳐 구형한 상황에서 재판부가 잇따라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하는 건 법원이 본래의 감독자 역할을 벗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형사재판을 '사이다식'으로 진행하면 당장은 통쾌해 보일 수 있지만, 법원은 어느 판사를 만나더라도 법과 판례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며 "특정 재판부에 따라 형량이나 유·무죄 판단이 달라진다는 인식이 쌓이면 법적 예측 가능성과 법원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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