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땐 느리게, 올릴 땐 빠르게…은행 대출금리 불신 계속
기준금리 인하·동결 땐 지속 상승
한은 시그널엔 재빨리 선반영
2026-06-16 14:33:19 2026-06-16 15:36:09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기준금리 인하 및 동결기에 꿈쩍하지 않던 대출금리가 최근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선반영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내릴 때는 느리게, 올릴 때는 빠르게 반영하는 행태로 이자이익을 극대화하고 있어 불신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에 따라 이날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를 반영해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연 4.06~5.46%에서 연 4.07~5.47%로 높였습니다. 같은 기준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연 3.70~5.10%에서 연 3.71~5.11%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우리은행 역시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4.37~5.57%에서 연 4.38~5.58%로 인상했습니다. 코픽스 상승분이 곧바로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 차주들의 부담도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59~6.13%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하단은 0.23%p, 상단은 0.24%p 상승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역시 연 4.50~7.43% 수준으로 한 달 새 하단은 0.24%p, 상단은 0.33%p 올랐습니다.
 
주담대 변동금리도 연 4.06~6.23%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금리 하단이 4%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입니다.
 
은행들은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기에만 금리를 올린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던 시기에도 대출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았습니다. 금리 하락기에는 인하 효과를 늦게 반영하면서도 상승기에는 인상 기대감과 시장금리 상승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2월과 5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2.50%p까지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주택 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7·8·10·11월 잇달아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올해 5월까지 8연속 동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지난해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맞춰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한 영향입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월 KB국민은행 4.25%, NH농협은행 4.35%, 신한은행 4.49%, 우리은행 4.52%, 하나은행 4.57%였습니다.
 
반면 같은 해 12월에는 KB국민은행 4.54%, NH농협은행 4.57%, 신한은행 4.52%, 우리은행 4.63%, 하나은행 4.66%로 대부분 상승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0.29%p, NH농협은행은 0.22%p, 우리은행은 0.11%p, 하나은행은 0.09%p 각각 올랐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동안에도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한 셈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반면 금리 상승 요인은 빠르게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시장에서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취임 이후 물가 안정에 무게가 실리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도 이에 선반응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은행들이 어떤 금리 환경에서도 차주 부담을 키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작년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금리를 올렸고 올해는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시장금리 상승을 이유로 금리를 올리고 있기 떄문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먼저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본격화할 경우 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갈 때는 꿈쩍 않던 은행권 대출금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빠르게 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 대출 금리 안내문.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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