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보수의 눈)②"'국민의힘 극우행보' 피로감 커…'절윤'하고 리빌딩 했어야"
"부정선거론, 보수 가치와 정반대"…합리성 강조한 청년 보수
"국민의힘, 점점 극우로 밀려난다"…중도보수층 '피로감' 확산
"청년 많다고 '청년 대표'하진 않아"…'올공 시위' 과대표 지적
2026-06-15 16:04:50 2026-06-15 17:08:44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스스로를 중도·보수라고 소개한 청년들 사이에선 최근 보수 진영의 행보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등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12·3 비상계엄을 일으킨 윤석열씨와 선을 긋고, 잇따른 선거 패배를 거울로 삼아 보수를 쇄신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청년들은 최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중대한 실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를 부정선거론으로 확대하거나 올림픽공원 시위를 청년층 전체의 목소리로 해석하는 데에는 거리를 뒀습니다.
 
15일 <뉴스토마토>는 앞서 지난 12일자에 보도한 <(2030 보수의 눈)①중도·보수 20명에 물었다…"국민의힘 찍었지만 잠실 안 간 이유는…"> 기사를 통해 만난 20명 중 4명을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국민의힘의 행보와 부정선거론 확산에 대해 가장 뚜렷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청년들이었습니다.
 
"보수의 가치는 '합리성'…부정선거론과 결별해야"
 
자신을 '매우 보수'라고 소개한 오태훈(33·이하 응답자 모두 가명)씨는 최근 보수 정치의 방향성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오씨는 "보수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합리성"이라며 "근거 없는 부정선거론은 그 가치와 전면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일부 지역 후보들의 득표수 일치 확률이 5억9000만분의 1'이라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주사위를 아무리 던져도 1이 나올 확률은 여전히 6분의 1"이라며 "독립 시행을 모르는 것이냐"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재선거 주장에 관해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정신 나간 짓을 한 게 맞지만 부실 선거와 부정선거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전국적으로도 부족했던 투표용지 숫자가 실제 당락을 바꿀 수 있는 수준이라면 재선거 논의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재선거는 당락에 영향을 미쳤을 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아울러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집결한 시위에 대해선 "2030세대가 시위의 주체일 수는 있지만 그런 주장이 청년의 주류 의견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그런 주장은 마이너리티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씨는 보수 정치의 가장 큰 과제로 '부정선거론과의 결별'을 꼽았습니다. 그는 "부정선거론자들 때문에 보수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답답하다"며 "보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크게 지고 장동혁 대표 같은 인물들이 책임지고 물러난 뒤 완전히 리빌딩하는 계기가 됐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중도로 오는데, 국민의힘은 극우로 갔다"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했다는 최성훈(37)씨는 현재 국민의힘이 중도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보다 중도·보수 쪽으로 이동해 외연을 확장하는 사이 오히려 국민의힘은 극우 쪽으로 밀려나는 느낌"이라며 "중도 보수 유권자 입장에선 국민의힘의 행보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잠실 시위에 대해 "처음부터 전한길씨 등 부정선거론 인사들이 현장에 모여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극우 성향 시위'라는 인식이 형성됐다"며 "재선거를 외치는 이유는 이해할 수 있지만 재선거 자체도 크게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최씨는 국민의힘이 윤석열정부 실패 이후에도 제대로 변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이 윤석열씨의 정치적 유산과 확실하게 선을 그었어야 했는데, 아직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면서 "보수 정치가 중도층 확장보다 강성 지지층 결집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씨는 "민주당의 기본 이념과 노선엔 동의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개혁신당은 한국 정치 구조상 양당구조를 넘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의 극우화로 인해 이재명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대안이 없어졌다는 진단입니다. 
 
대학생들 "참정권 문제를 왜 음모론으로 끌고 가나" 
 
지난 11일 연세대에서 만난 서준혁(22)씨는 기성 정치권이 청년들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목소리가 과도하게 부풀려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2030 청년층을 두고 '탈정치화된 청년 세대'라고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습니다. 서씨는 "참정권이라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문제인데, 이를 두고 '탈정치화된 청년 세력'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면서 "선관위가 부실하게 대응하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빌미를 준 것은 사실이라고 해도 논의의 초점은 참정권 침해에 맞춰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도현(22)씨는 "청년층 비율이 높은 것과 청년 전체의 목소리라는 건 분명 다른 문제지만, 대표성이라는 건 결국 가장 눈에 띄는 집단을 통해 형성될 수밖에 없다"면서 "재선거가 필요하다는 주장 자체는 이해하지만 실제로 성사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지금 단계에선 진영 논리와 이데올로기에 갇혀서 해석하기보다 행정적 부실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올림픽공원 시위 등에 참가하는 청년층 비율이 높은 만큼 정치권이 2030 청년들을 주목하는 현상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부실 선거와 부정선거는 구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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