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국참' 참관)잇따른 부인·번복에 흔들린 '이재명 후원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국민참여재판 8~9일 진행
쌍방울 전 회장 "김성태가 직접 이야기한 적 없어"
방용철 전 부회장, 검찰 진술조서 내용 일부 부인
검찰 "시간 지나면, 진술 어려워" 조서 신빙성 부각
변호인 "진술 바뀌는 사람 말 믿을 수 없어, 무죄"
2026-06-10 15:08:31 2026-06-10 16:02:00
[수원=뉴스토마토 강예슬·정주현 기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이 시작부터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입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이어 양선길 전 회장마저 검찰에서 했던 진술을 법정에선 번복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회장과 공모해 2018년 지방선거와 2021년 20대 대선 등에 출마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고 주장하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런데 의혹을 입증할 검찰의 유일한 증거인 쌍방울그룹 관계자들의 진술을 담은 검찰 공소사실이 흔들리는 겁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는 9일 이 전 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 측의 신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공판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밤 10시30분쯤 마무리됐습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4월14일 국회 '윤석열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선길 "쪼개기라는 말 들은 적 없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양선길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에게 개인 한도인 1000만원을 후원한 인물입니다.
 
양 전 회장은 '김성태가 이화영의 연락을 받고 발빠르게 해서 이낙연보다 (후원금이) 빨리 찼다는 말을 들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는데 맞냐'는 검찰 측 신문에 "저에게 (김 전 회장이) 직접 이야기한 것은 아니고, 여러 명이 있을 때 그와 유사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검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한 겁니다.
 
검찰은 '이화영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후원을 독려했다는 말은 증인이 전해 들은 것이냐'라고 재차 추궁했지만, 양 전 회장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양 전 회장은 "제 진술의 쟁점은 그게 아니었다"며 "이재명 당시 후보에게 후원금을 보냈다는 게 팩트지, 이화영이 빨리 보내라고 했다는 것은 쟁점이 아니었다"고 답했습니다. 
 
양 전 회장은 또 "제가 아는 김성태는 의리가 있는 사람"이라며 "이전에 김성태와 이화영은 형·동생으로 친분이 좋은 관계로, 이 건(후원)도 그런 차원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습니다. 나아가 그는 "쪼개기라는 말은 전혀 들은 적 없다"고도 했습니다. 
 
이는 김 전 회장이 하루 전인 8일 같은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한 내용과 궤를 같이 합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로부터 후원해 달라는 부탁은 받았다"면서도, 이 전 부지사가 쪼개기 후원을 지시한 사실은 부인했습니다. 역시 검찰에서 했던 진술을 뒤집은 겁니다. 
   
방용철 쌍방울그룹 전 부회장이 지난 4월14일 국회 '윤석열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용철, 검찰 진술조서와 다른 액수 언급 
 
반면 증인으로 출석한 방용철 전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 부탁해 후원금 이재명을 후보 측에 보내도록 했다는 진술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방 전 부회장도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은 일부 부인했습니다. 검찰은 진술조서를 토대로 '피고인으로부터 쪼개기 후원 설명을 듣고, A이사를 통해 김성태 돈 3000만원을 전달받아 B·C부장에게 30명 계좌를 동원해 후원하라고 지시했느냐'라고 물었지만, 방 전 부회장은 "그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1000만원을 D씨에게 제가 직접 지시한 걸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후원했다고 밝힌 액수와 후원 지시 과정이 법정에서 달라진 겁니다.  
 
이처럼 이 전 부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증인들의 진술이 흔들리자 검찰은 진화에 애를 먹었습니다. 검찰은 배심원들을 바라보며 "시간이 오래 지나면 과거에 있었던 일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고 진술하기 어렵다"며 "(검찰 조사에서 김성태 전 회장은) 2021년 경선에 1억5000만원 후원했다고 진술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김 전 회장의 진술이 바뀐 이유에 대해 "(김 전 회장은) 더이상 본인 입으로 화제를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법정에서 달라진 증인의 진술 신빙성을 파고들었습니다. 류재율 변호사는 "진술만 있는 경우에는 진술 신빙성이나 판단해야 한다"며 "(진술이 바뀌는)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사람 진술을 믿을 수 있나, 진실이든 거짓이든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배심원들을 설득했습니다. 
 
"쪼개기 기소로 고통" 공소권 남용 주장
 
이화영 전 부지사도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기소된 정치자금법 사건 관련해 조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제가 검찰에 협조 안 하니 (검찰이) 굉장히 분풀이성으로 이런 것(사건)들을 다 모아, 2022년~2023년 조사한 걸로 지금 와서 (기소해) 재판 받고,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병합해도 되는데, 전부 쪼개 (기소해) 고통 주는 방법을 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2020년 정치자금법 혐의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기소를 해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후 2018년, 2021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한 뒤 '이중 재판'을 받게 하고 있다는 취지입니다. 
 
반면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출석 요구에 불응해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검찰은 "2023년 8~10월에 수사를 착수했고, 2025년 1~2월 6번 소환을 요청했지만 이 전 부지사가 불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 중 오간 고성…재판부 "감치 고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이 전 부지사 측이 2023년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회장을 검찰이 184회 출정조사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자, 검찰이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배심원들이 참여하는 절차"라며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고함을 지르는 것은 상당히 좋지 않다. 이런 사건이 또 발생하면 퇴정 명하고, 감치도 고려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경기 수원=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경기 수원=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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