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6·3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자리를 놓고 경남 민심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박완수 현 경남도지사(국민의힘)를 향한 보수층의 신뢰는 여전히 굳건하지만, 민심 현장 곳곳에서는 3040세대를 중심으로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향한 강한 지지 움직임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수 텃밭' 경남의 주인을 정하는 이번 선거는 '초박빙'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그래도 보수" "정신 못 차리는 국힘 그만"…엇갈리는 민심
지난 10일 창원과 마산, 진주, 창녕 등 경남의 다양한 지역을 돌며 만난 경남 도민들의 양 후보를 향한 온도차는 뚜렷했습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불만과 함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동시에 "그래도 경남은 보수"라는 인식 역시 견고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마산어시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이모씨는 "도지사 선거 때마다 지방 경기를 일으키겠다고 공약을 내걸지만 막상 체감되는 일은 적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보들 시장으로 유세 나오면 반가운 마음에 인사는 하겠지만, 막상 투표장 가면 '그래도 여긴 경남인데' 하면서 보수 후보 찍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산어시장에서 복어집을 운영하는 70대 강모씨는 김경수 후보를 향한 불안함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과거(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 신뢰를 못하겠다"면서 "박 지사는 그야말로 '창원의 아들'이다. 3선 창원시장에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마산이지만 김경수 후보를 향한 지지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채소 도매상을 운영하는 50대 박모씨는 "김 후보는 도지사 시절 지역 경기 살리기 위해 노력 많이 했었다. 청년 일자리 만든다고 이런저런 정책 많이 시행해서 청년들이 덕을 많이 봤다"고 김 후보를 향한 지지를 드러냈습니다.
경남 최대 도시인 창원에서도 세대별로 뚜렷한 인식 차를 보였습니다. 70대 택시기사 홍모씨는 "창원만 해도 노동자와 외지인이 많은 성산구는 민주당, 보수세가 강한 의창구는 국민의힘 우세가 뚜렷하다"며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윤 어게인'만 외치는 보수정당 보면 속이 끓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의 심정으로 국민의힘을 찍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숙박업에 종사하고 있는 30대 김모씨는 "창원의 청년층은 과거와 다르게 민주당에 대한 호감이 많이 올랐다.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론도 거세다. 김경수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창원은 경남 최대의 산업단지가 분포한 만큼, 산단 노동자들의 표심 또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창원 산단에서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김경수 후보는 중앙정치와 협력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지 않나"며 "현 정부의 '지방 살리기' 기조가 뚜렷한 만큼 김경수 후보의 '경남 대전환' 공약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변화와 안정 사이 고민…끝까지 '접전' 예상
경남 북부 창녕과 서부경남의 중심지 진주에서도 민심은 엇갈렸습니다. 창녕 영산시장에서 만난 70대 이모씨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이 내려와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냐"며 "김경수 후보는 '바른 말'을 잘할 것 같지 않나. 이런 사람이 지역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경남 창녕군 영산시장을 찾은 김경수 후보가 지지자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3주 전 이재명 대통령이 전격 방문하며 화제를 모았던 진주중앙시장 상인들도 각각 상반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앙시장에서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는 60대 천모씨는 "진주도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긴 하지만 최근 민주당에 대한 호감은 꽤 올랐다. 자식들도 요즘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습니다.
분식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하모씨는 "경남에서조차 국민의힘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막상 투표장 가면 사람들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6일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경남도청)
이처럼 경남 민심 현장에서는 '민주당 호감 상승'과 '보수 투표 성향 유지'라는 상반된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었습니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부문은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선거캠프 관계자는 "김경수 후보 지지율은 상승세지만 박완수 지사와 격차가 크지 않다"며 "막판 보수 결집이 변수가 될 텐데, 최대 도시인 창원과 민주당세가 강한 김해, 양산과 거제, 진주 등이 주요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박빙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 7~8일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김경수 후보와 박완수 도지사 중 누가 더 경남도지사에 적합한 지 물은 결과, 김 후보가 44%, 박 후보가 40%의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이날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진행됐으며, 광역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양 후보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내에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경남에서는 지금까지 네 차례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한 번, 국민의힘 계열이 두 번, 무소속이 한 번 각각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바 있습니다. 역대 경남지사 선거에서 양대 정당 후보로 전·현직 도지사가 동시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자리는 막판 보수층 결집과 부동층 선택에 따라 결과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남=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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