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앞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민주당의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관련 수사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서 리스크 털어내기에 성공했습니다. 전 의원은 "일을 해야 할 때"라며 대세론을 이어가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국민의힘에선 당대표와 지방선거 경쟁 상대까지 나서 전 의원을 맹비난했습니다.
금품 수수 의혹 공소시효 완성…자서전 의혹 혐의없음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0일 전현직 국회의원 금품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결과 전 의원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합수본은 "공소시효가 완성되거나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경찰 수사팀의 불송치 결정 및 검찰 기록 반환으로 수사를 종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 대상에는 전 의원과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통일교에 한일 해저터널 청탁을 받으면서 현금 2000만원과 10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수수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전 의원은 이듬해 자서전 구입 대금 명목으로 현금 1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습니다.
올해 초 출범한 합수본은 전 의원 지역구와 국회 사무실 압수수색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 관련자 조사를 거쳐 지난 2018년 8월21일 금품이 전해진 것으로 특정했습니다. 합수본은 또 통일교 총재 비서실장 정원주씨를 상대로 압수수색에서 정씨가 785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 1점을 구입하고 2019년 전 의원 지인이 이 시계의 수리를 맡긴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합수본은 함께 제공받은 현금은 수수 여부와 액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합수본이 내린 결론은 공소시효 완성입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수사 과정에서 전 의원에게 시계와 함께 현금이 건네졌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합수본은 시계를 포함한 금품이 3000만원 이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시효 7년이 완성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근거로는 윤 전 본부장이 금품 내용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고, 금액을 특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합수본은 자서전 구매 의혹에 대해선 혐의없음 판단을 내렸습니다. 통일교가 2019년 10월 1000만원을 들여 전 의원 자서전 500권을 구매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전 의원에게 구체적 청탁을 했다고 볼 사정이 없고, 자서전도 정가로 구매한 점에 비춰 볼 때 혐의가 소명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전 의원과 함께 금품 수수 의혹을 받았던 임 전 의원과 김 전 의원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합수본 수사 과정에서 전 의원의 국회·지역구 사무실 PC를 초기화하고 하드디스크를 손괴한 보좌진 4명은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서 선전을 다짐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선 승리 하루 만에 사법 리스크 해소
합수본이 금품 수수 의혹에 불기소 처분을, 자서전 구매 의혹에는 혐의없음 결정을 내리면서 전 의원은 경선 승리 하루 만에 사법 리스크를 털어냈습니다. 전 의원은 전날 부산시장 2인 본경선에서 이재성 전 부산시당 위원장을 제치고 부산시장 최종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전 의원은 합수본 수사 결과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지난 4개월 고단한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도, 억울함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시민 여러분의 믿음과 신뢰였다"며 "할 말 많지만 지금은 말이 아니라 일을 해야 할 때"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해양수도 부산,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이재명정부와 함께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전 의원이 합수본 수사 결과를 환영한다는 등의 메시지 대신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건 전날 경선 승리로 힘을 얻은 대세론을 이어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당이 발 빠르게 부산·경남(PK) 광역단체장 후보를 추린 만큼 불필요한 논쟁을 하는 대신 현재 기세를 선거 막판까지 유지하겠다는 전략인 셈입니다.
국민의힘 "범죄 사실 덮어줘…심판받을 것"
합수본의 불기소 결정과 혐의없음 처분으로 전 의원 부산시장 가도 최대 걸림돌이었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해소되자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전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정권에서 꽃길을 깔아줬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통일교로부터 까르띠에(시계)와 현금을 받았지만 금액을 알 수 없어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한다"며 "통일교가 자서전을 구입해 준 사실도 인정되나 전재수는 몰랐을 것이라며 혐의가 없다고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장 대표는 또 "보좌관과 비서관의 증거 인멸은 인정하면서도 전재수의 범죄 사실은 친절하게 다 덮어줬다"며 "부산시민들께서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 의원 경쟁 상대 중 한 명인 박형준 부산시장도 수사 결과에 마뜩잖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박 시장 경선선거대책본부는 논평에서 "합수본은 오늘 이 결과를 수사 종결이라 발표했다"면서 "거를 54일 앞둔 시점에 공소권 없음과 혐의없음을 한데 묶어 마치 전면 무혐의인 양 포장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선거 직전 수사 종결로 면죄부를 받은 후보, 법왜곡 의혹의 수사로 사법을 비껴간 후보는 부산시민에게 엄중히 심판받을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부산=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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