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깜깜이 할인’ 손본다…직판제 도입
전통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전환
수익 변화 현장 딜러 반발 ‘숙제’
2026-04-12 15:00:00 2026-04-12 15: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오는 13일부터 새로운 차량 판매 방식인 ‘리테일 오브 더 퓨처(Retail of the Future·RoF)’를 공식 시행합니다. 본사가 직접 가격정책을 주도하고 딜러사는 판매 중개와 고객 서비스에 전념하는 이른바 ‘직판제’ 구조입니다. 테슬라 등 신생 전기차 브랜드가 아닌 전통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에서 직판제로 전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만 수익 구조 변화를 우려하는 딜러사의 반발은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힙니다.
 
지난 2월25일 서울신라호텔에서 HS효성더클래스 등 딜러사 대표들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리테일 오브 더 퓨처' 협약을 맺고 있다. (사진=벤츠 코리아)
 
기존 판매 방식에서는 수입사인 벤츠 코리아가 차량을 국내에 들여오면 전국 11개 공식 딜러사가 이를 도매로 대량 매입한 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였습니다. 딜러사마다 보유 재고와 가격 조건이 달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발품을 팔아 매장을 비교하거나 흥정을 벌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새 판매 방식이 도입되면 딜러사들은 벤츠 코리아가 보유한 차량의 판매를 중개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전환됩니다.
 
핵심은 가격의 투명성과 재고의 통합 관리입니다. 전국 모든 차량 재고를 한눈에 조회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전국 어느 매장을 찾아도 벤츠 코리아가 책정한 동일한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은 이를 최적의 가격(One Price), 일원화된 재고관리(One Stock),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고객경험(One Experience)으로 요약합니다. 벤츠 공식 홈페이지에서 차량 가격과 정보를 확인하고, 원하는 전시장을 선택해 구매 상담과 시승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고급차 소비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딜러들이 가격 흥정에 매달리는 대신 차량 성능과 가치를 설명하고 서비스 경험을 개선하는 데 100% 집중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어디서 사든 차 가격이 동일하다는 일관된 가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더욱 신속하고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다만 정찰제 도입으로 소비자 할인 혜택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에 대해 벤츠 코리아 측은 “딜러사 자율에 맡겼던 할인 정책을 본사가 관리하게 되는 것으로, 차량 수급 현황에 맞춘 할인 정책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매력적인 최고의 가격으로 제공하게 되는 것이지 할인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단일 가격 적용 여부와 차량 가격 수준은 별개의 문제라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딜러사 입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일부 딜러사 관계자들은 "딜러사의 마진율에 따라 노동자들은 임금과 노동조건, 고용안정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면서 "본사의 직판 정책이 시행될 경우 판매 마진이 조정돼 직원 임금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벤츠 코리아는 딜러의 역할이 기존 가격 협상 중심의 판매자에서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경험 매니저’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벤츠 코리아 측은 “공식 딜러사들이 직접 판매 도입을 적극 지지하며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와 계약을 통해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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