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철강 완제품 25% 일괄관세…파장 ‘일파만파’
철강·알루미늄·구리 관세 조정안 발표
금속 함량 15% 이상 제품 ‘일괄관세’
업계 셈법 복잡…영향 제한적 의견도
2026-04-03 14:08:03 2026-04-03 14:08:0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높은 파생 제품에 제품 가격 기준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관련 국내 가전·전력기기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업계는 조정된 관세가 제품별로 영향이 다를 것으로 보고 대응 전략 마련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중동전 장기화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관세 조정안까지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미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상호관세에 대한 발언을 한 후 서명된 행정명령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철강 관세 조정 포고령에 서명했습니다. 포고령에 따르면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전체 중량의 15%를 넘는 파생 완제품 가격에 25%의 관세가 일괄 적용됩니다. 금속 함량이 15% 이하인 완제품에는 해당 품목관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자동차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원가가 10~15% 수준이어서 25%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에는 제품에 포함된 철강 등의 함량 비중에 비례해 50%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를 단순화시킨 것으로 다만 철강·알루미늄·구리에 대한 품목 관세는 50%가 유지됩니다. 또 해외에서 제조됐지만 미국산 철강·알루미늄·구리로 제작된 제품에는 10% 관세가 부과됩니다. 해당 조치는 오는 6일 오전 0시1분(미 동부시각)부터 적용됩니다.
 
최근 중동 사태 등으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관세 조정안까지 맞물리면서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입니다. 제조사들 입장에선 제품별로 철강·알루미늄·구리 중량 비중을 일일이 계산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완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해 이전보다 관세 부담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수치만 보면 부과율이 50%에서 25%로 낮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부과 관세가 더 클 수 있다”며 “관세 부과 대상 제품 중에서도 최종 제품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는 아직 신중한 반응입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제품별로 철강 부품의 함량이 다르다 보니 이번 관세 조정안이 전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내부적으로 분석을 해보고 있는 단계”라면서 “관세 부담이 이전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된 점은 우려된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관세 부과가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져 온 만큼, 단기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관세는 부과 방식이 달라졌을 뿐 계속 부과됐으며, 지난해 가전제품에 관세가 부과됐을 때도 미국 가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성장세가 이어진 측면에 있다”며 “지금 우려보다 관세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정안의 영향권에 들어선 K전력기기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변압기의 경우 철강 함량 비중이 약 20~30% 수준으로,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존 관세를 판매가격에 전가하고 있는 데다 미국 수출 물량은 현지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하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조정안에 포함되는지 세부 사항에 대해 지켜보고 있으며, 일부 국내 생산 품목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관세 부담을 고객사와 협의해 제품에 전가하고, 현지 법인을 통해서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미 시장의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관세 부담이 장기화된다면, 미 소비자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이번 조정안으로 판매자들의 관세 부담이 더 커지게 되면, 결국 제품 가격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부담은 미국 시장이 지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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