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다시 휘청였습니다.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까지 참전을 선언하면서 시장의 불안이 극도로 커졌습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재돌파하면서 급등세를 이어갔고, 국내 금융시장에서 환율과 증시 역시 급등락 장세를 보였습니다. 중동 리스크에 매주 월요일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블랙먼데이'가 재차 연출된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호르무즈 이어 홍해까지 위협…시장 불안 '껑충'
2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와 뉴욕상품거래소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오후 3시 기준 배럴당 114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오름세를 지속했습니다. 앞서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 27일 각각 4.2%, 5.5% 오른 배럴당 112.57달러, 99.6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당일 아시아 장에서는 배럴당 브렌트유는 115.73달러, WTI는 102.7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간 배경에는 미국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확전 우려가 커진 영향이 컸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후티 반군의 개입으로 홍해 입구까지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의 불안을 키웠습니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이자, 수에즈 운하를 통해 걸프 지역의 원유가 유럽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합니다.
유가 급등에 뉴욕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27일 1.73% 하락한 4만5166.64,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67% 내린 6368.8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5% 떨어진 2만948.36에 각각 장을 마감했습니다.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이날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7일 미국 증시는 중동 전쟁 불확실성 확대 속에 유가 폭등세를 반영하며 급락했다"며 "이어 열린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중동 전쟁 여파 확산 및 유가 추가 상승 속에 일제히 하락 또는 급락한 채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시아 증시 타격…원·달러 환율 '1520원 돌파'
실제 이날 아시아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3% 추가 하락하며 3월 들어 낙폭이 약 13%에 달했고, 홍콩 항셍 지수는 1.06% 하락했습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주식을 추종하는 MSCI 지수도 2.11% 떨어졌습니다.
한국 역시 휘청였습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57.07포인트(4.73%) 하락한 5181.80으로 장을 출발한 뒤, 161.57포인트(2.97%) 내린 5277.30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코스피는 장 초반 5151.22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하락폭을 일부 줄였지만, 지난 26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34.46포인트(3.02%) 내린 1107.0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23일 확전 우려에 코스피가 개장 직후부터 폭락세를 보이며 6% 넘게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블랙먼데이가 연출된 것입니다.
외환시장도 요동쳤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5원 오른 1513.4원에 장을 출발해 상승폭을 키우며 6.8원 급등한 1515.7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환율은 3거래일 연속 1500원선을 웃돈 가운데, 지난 23일 월요일에도 장중 최고점 1517.4원까지 치솟는 등 블랙먼데이를 기록한 바 있는데요. 이날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이후 이어진 야간 거래(오후 4시43분께)에서 1521.1원까지 올랐습니다. 2009년 3월 10일(장중 1561.0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셈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향후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상승과 국채금리 오름세, 달러 강세, 글로벌 증시 조정 등 전형적인 위험회피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의 순매도 흐름이 지속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동 전쟁 확전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 가운데,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등 종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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