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미글로벌, 디벨로퍼 확장 숨고르기…다시 PM·CM 본업으로
재고·차입 급감 등 개발사업 '숨 고르기' 국면 진입
매출채권 97%가 용역…CM·PM 중심 수익 구조 확대
2026-03-30 06:00:00 2026-03-3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5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한때 개발사업까지 보폭을 넓히며 '디벨로퍼'로의 확장을 시도했던 한미글로벌(053690)의 발걸음이 다시 느려지고 있다. 건설 경기 둔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이 겹치면서, 공격적으로 키워왔던 개발사업은 한 템포 쉬어가는 분위기다. 대신 회사의 출발점이자 경쟁력인 건설사업관리(PM·CM) 중심 사업 구조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미글로벌이 감리형 PM으로 참여한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 (사진=한미글로벌)
 
재고·미성공사 급감개발사업 비중 축소 흐름 뚜렷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글로벌의 총유동재고자산은 2024년 말 565억원에서 2025년 말 182억원으로 6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사진행 중 자산을 의미하는 미성공사가 214억원에서 전액 소멸됐고, 개발을 위해 보유하던 건설용지도 351억원에서 110억원으로 줄었다. 대신 완성건물이 72억원 신규 반영되며 기존 사업의 마무리 흔적이 나타났다.
 
회계적으로 재고자산은 시행·개발사업의 규모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데, 이 항목이 급감했다는 것은 신규 개발을 적극적으로 벌이기보다 기존 사업을 정리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자본화된 차입원가도 20억원에서 1억 6000만원 수준으로 90% 이상 줄었다. 자본화된 차입원가는 토지 매입이나 공사 진행을 위해 빌린 돈의 이자를 자산에 얹는 항목으로, 개발사업이 활발할수록 커지는 구조다. 이 수치가 급감했다는 것은 차입을 동반한 프로젝트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매출채권은 6.9% 감소에 그치고 미수금·미수수익은 각각 43%, 88% 줄어들며, 공사 진행에 따라 쌓이는 수익보다 이미 확정된 용역 대금 중심으로 회수 구조가 단순해진 모습이다.
 
즉 한미글로벌의 자산 구성은 개발 관련 자산이 축소되면서, 기존의 관리·용역 중심 구조가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이는 공격적인 투자 확대보다는 리스크를 낮추는 방향으로 사업 속도를 조절하는, 이른바 개발사업 ‘숨 고르기’ 국면으로 해석된다.
 
연도별 계약 구조를 보면 한미글로벌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3년에는 전체 계약자산의 대부분이 용역에서 발생했으며, 분양(개발) 관련 비중은 10% 내외에 머물렀다. 2024년에는 분양선수금이 11억원에서 105억원으로 9배 이상 급증하며 일시적으로 개발사업 비중이 전체의 54% 확대된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이는 특정 프로젝트 진행에 따른 일회성 영향으로 해석된다.
 
2025년 들어서는 이러한 흐름이 다시 뒤집혔다. 전체 계약잔액 가운데 용역계약이 약 87%를 차지한 반면, 분양계약은 1% 미만으로 축소돼 개발사업이 다시 비중을 잃었다. 결과적으로 한미글로벌은 일시적 개발 확장기를 거친 뒤, 최근에는 CM·PM 중심의 본업 구조로 회귀하며 개발사업을 선별적으로 조정하는 기조로 보인다.
 
프로젝트 구성 역시 같은 방향이다. 같은 기간 리비아 인프라 사업(741억원), 평택 반도체 공장 감리·PM(1014억원) 등 주요 프로젝트는 CM·PM 용역 중심으로 구성된 반면, 직접 시공에 해당하는 공사계약은 안다자산운용 사옥(385억원), 강동구 공공임대주택(317억원) 등 일부에 그치며 규모도 제한적인 수준이다.
 
 
지금은 확장보다 관리, 개발사업 '선별 모드' 전환
 
한미글로벌의 자체개발사업은 2010년 '서울대역 마에스트로'를 기점으로 CM·PM 역량을 개발 영역으로 확장하며 출발했다. 이후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호텔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선매각(Forward sale) 구조를 도입해 개발 후 매각으로 수익을 확정하는 방식까지 구축했다. 이는 단순 관리회사를 넘어 개발 이익 일부를 직접 확보하는 디벨로퍼 모델을 단계적으로 내재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전략은 '마에스트로'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체화됐다. 서울대입구·연신내·방배 등 주요 프로젝트는 소형 주거상품을 직접 개발해 분양수입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가 대부분이며, 을지로 비즈니스호텔 역시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활용하되 선매각을 통해 리스크를 조기에 정리했다. 전반적으로 개발 후 분양·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하는 단기 회수형 디벨로퍼 모델이 중심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에는 사업 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마에스트로 사업에서는 PF 대출에 대한 지급보증과 자금보충, 책임준공 확약 등 신용보강 장치가 결합돼 있고, 위례 '심포니아'는 시니어 레지던스 형태의 운영형 자산으로 전환되며 수익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PFV 및 개발사업 관련 보증이 동반되면서, 개발사업은 수익 기회인 동시에 재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한미글로벌은 개발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며, 리스크가 큰 사업에 선택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글로벌은 현재 사업 전략의 중심을 PM으로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단순 시공이나 개발에 집중하기보다, 설계부터 시공, 개발 전반까지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Provider, TSP)'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 기조를 분명히 했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PF 시장과 부동산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개발사 전반이 어려운 국면"이라며 "당사 역시 전문 디벨로퍼가 아닌 만큼, 시장 흐름에 맞춰 리스크가 큰 사업은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이고,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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