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세계기상기구, “지구 에너지 불균형 역대 최고치”
2025년 기후현황보고서 발표
경제 손실과 보건 위기도 심각
2026-03-25 11:37:00 2026-03-25 11:37:00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관측 역사상 가장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빠졌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5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농도 상승이 대기와 해양의 온난화 및 빙하 해빙을 가속화하며 지구를 비상사태로 몰아넣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구가 흡수하는 에너지와 방출하는 에너지의 차이를 나타내는 ‘에너지 불균형’이 65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경고합니다.
 
WMO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의 11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11년으로 기록되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특히 2025년은 라니냐 현상으로 인한 일시적인 냉각 효과에도 불구하고,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보다 약 1.43°C 높은 기온을 기록하며 역대 2~3위 안에 드는 더운 해가 되었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UN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역사가 11번이나 반복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라 행동하라는 부름”이라며, “지구의 모든 주요 기후 지표가 빨간불을 켜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위스 푸르카패스 인근 글레처에서 사람들이 알프스에서 가장 오래된 론 빙하를 탐방하고 있다. 이 빙하는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특수 흰색 천에 덮여 보호 중이다.(사진=뉴시스)
 
해양, 에너지 사용량 18배 흡수
 
이번 보고서에는 지구와 대기 중 열 축적량을 측정하는 지표가 처음으로 포함되었습니다. ‘지구 에너지 불균형(EEI, the Earth’s energy imbalance)’이라 불리는 이 지표는 기후 과학자들이 10여년 전부터 사용해 온 것으로,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량과 우주로 다시 복사되는 에너지량의 차이를 말합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속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EEI 값이 양수라면 지구에 축적된 총 열량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구 에너지 불균형으로 발생한 과잉 열의 91% 이상은 바다로 흡수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해양은 매년 인류 전체 연간 에너지 사용량의 약 18배에 달하는 열을 흡수해 왔습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의 기후학자 토마스 모틀록(Thomas Mortlock)은 사이언스 뉴스(Science News)와의 인터뷰에서 “WMO 보고서에 EEI가 포함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일반적으로 지표면 온도 상승이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대기는 지구 과잉 열의 1%만을 흡수하므로 이를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상당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지구 온난화의 진정한 영향을 이해하는 데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이 훨씬 더 나은 지표”라고 말합니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사라지는 빙하와 해빙(海氷), 극단적 기상 현상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가뭄, 홍수, 폭염, 열대성 저기압 등 극한 기상 현상으로 이어져 수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과 수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보고서가 기후의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여러 요소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 해양 열량: 2025년 해양 열량은 1960년 관측 시작 이후 최고치를 경신함.
? 산성화: 해양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해수 pH 수치는 지난 2만 6천 년 동안 전례 없는 수준으로 낮아져 해양 생태계와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음.
? 해수면 상승: 해양 온난화와 빙하 해빙으로 인해 2025년 해수면 높이는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93년보다 약 11cm 높아졌음.
? 북극과 남극: 2025년 북극 해빙 면적은 위성 시대 이후 최저 혹은 차석 수준을 기록했으며, 남극 해빙 역시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치를 보였음.
? 육지 빙하: 아이슬란드와 북미 태평양 연안의 빙하 손실이 이례적으로 가속화되었으며, 이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 동안 지속될 장기적인 재앙의 신호로 해석됨.
 
지구의 에너지 균형(좌)과 불균형(우)을 나타낸 도식.(이미지=IPCC,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건 위기로 번지는 기후 재앙
 
기후 변화는 단순히 날씨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보건 위기로 전이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뎅기열과 같은 전염병 확산입니다. 뎅기열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모기 매개 질병이 되었으며,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열 스트레스에 의한 피해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세계 노동 인구의 3분의 1(약 12억 명)이 작업 중 폭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는 생산성 저하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셀레스테 사울로(Celeste Saulo) WMO 사무총장은 “인간 활동이 자연의 평형을 파괴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 결과를 수천 년간 짊어지고 살아야 할 것”이라며 “오늘의 관측은 단순히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와 지구의 내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보고서는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이 기후뿐만 아니라 국제 안보까지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즉각적이고 과감한 탄소 감축 행동을 촉구합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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