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가맹의 덫)②상처뿐인 소송…이겨도 지는 결말
차액가맹금 갈등 법정으로 본사·점주 소송전 확대
소송 장기화에 재무 부담까지…'제로섬 분쟁' 구조
2026-03-18 06:00:00 2026-03-18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6일 18: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은 단순한 갑질 논란을 넘어섰다. 계약 구조와 수익 배분 등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갈등은 점점 더 깊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수익 구조를 둘러싼 분쟁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지만, 법적 소송은 승패를 떠나 본사와 점주 모두에게 부담과 상처를 남기는 ‘제로섬 구조’로 반복되고 있다. <IB토마토>는 프랜차이즈 산업 분쟁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갈등의 흐름을 짚고, 소송과 상생 시도, 정책 대안을 함께 살펴본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와 실질적인 해결 가능성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본사와 가맹점주 간 법적 분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차액가맹금과 원재료 공급 가격 등 수익 구조를 둘러싼 갈등이 법정으로 번지면서 승패를 가르는 판결도 잇따른다. 다만 업계에서는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점주 이탈, 법률 비용 부담 등 후폭풍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로섬 구조'라는 지적이다.
 
법원. (사진=뉴시스)
 
수익 구조 갈등 법정으로…승패 갈려도 분쟁 확산
 
16일 가맹업계에 따르면 법적 분쟁의 핵심은 대부분 차액가맹금이나 원재료 공급 가격, 수익 구조와 관련된 계약 문제다. 법원의 판단을 통해 승패가 갈리지만, 점주들은 승패와 상관없이 기존에 잠재됐던 갈등에 소송 사례가 불을 지피고 있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이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공급한 원재료 가격과 실제 조달 비용 차이를 문제 삼아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약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까지 이어진 이 판결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차액가맹금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이후 유사 소송이 잇따르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이 판결 이후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맹점주들의 집단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치킨 업계에서는 교촌에프앤비(339770)의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이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다이닝브랜즈그룹의 bhc와 제네시스BBQ 등 주요 브랜드에서도 유사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커피와 버거 프랜차이즈에서도 원재료 공급 가격과 유통 마진을 둘러싼 갈등이 확대되면서 법적 대응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본사가 가맹점주를 상대로 승소한 사례도 있다. 맘스터치는 일부 가맹점주들이 닭고기 패티 등 원재료 공급 가격 인상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원재료 공급 과정에서 과도한 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4년 5월 1심에서 법원은 본사의 손을 들어줬고, 이어 2025년 9월 2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닭고기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 원가 변동 요인을 고려할 때 본사가 공급 가격을 조정한 것은 경영상 판단의 범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가맹계약 구조상 본사가 원재료 공급 가격을 일정 부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가격 인상이 가맹사업법상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국피자헛 매장. (사진=뉴시스)
 
비용 타격도 만만치 않아…격돌 후 '출혈'만
 
업계에서는 소송 결과와 별개로 분쟁 자체가 장기화되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사업 관계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맹점이 본사의 주요 영업 기반이라는 점에서, 법적 다툼이 확대될수록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구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요즘 가맹점주는 단순한 계약 상대가 아니라 사실상 본사의 또 다른 고객과 같다"라며 "소송에서 이겼다고 해도 점주가 간판을 바꾸거나 브랜드를 떠나면 본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손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맹점과 갈등이 법정까지 가는 것 자체가 브랜드 신뢰에 타격이 되고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점주들을 상대로 이겨서 무엇을 얻겠느냐는 생각을 하는 본사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가맹점주 측도 마찬가지다. 가맹점주 측은 소송 승패와 실제 금전 회수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중선 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법원에서 부당이득이 인정되더라도 회생 절차 등 상황에 따라 점주들이 판결 금액을 온전히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일부 점주들은 소송 자체를 통해 차액가맹금 구조를 개선하거나 원재료 마진을 낮추는 등 제도 개선을 유도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면 5년 이상 걸릴 수 있는 만큼, 가맹본부가 점주들과 협상을 통해 거래 조건을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소송 승패와 상관없이 소송 비용 등은 재무 리스크로 작용될 수 있다. 실제 한국피자헛 우발부채를 확인해보면 1심 진행 상황이 반영된 시기인 2023년 사업보고서에 계류 중이었던 부당이득금반환청구 소송 사건에 대한 소송가액은 약 270억원으로 기록됐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피자헛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인 38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우발부채는 향후 소송 결과 등에 따라 실제 지급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채무로, 당장 현금이 유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재무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심 판결 등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는 2024년 사업보고서 상 우발부채도 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더 높게 기록됐다.
 
전민제 트리니티 가맹전문 변호사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차액가맹금처럼 규모가 큰 집단 소송은 본사가 회생이나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점주들이 채권을 온전히 회수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변호사 비용만 부담하고 실익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최근에는 소송보다는 조정이나 단체 협상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고 덧붙였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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