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이른바 '공소 취소 거래설'이 정치권 안팎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당장 국민의힘은 관련 특검안을 당론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사안의 중대함에도 이를 책임지는 사람은 현재까지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방송에서는 한 패널이 "대통령을 위해서 얘기한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당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지만,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어준씨는 12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기자들은 그런(공소 취소 거래) 제보 소스를 안 밝힌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이 동네 프로의 세계는 그렇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닉슨 대통령을 사퇴하게 만든 딥스로트가 누군지 밝혀진 게 33년 후"라며 "그것도 기자가 밝힌 게 아니라, 그 제보자가 91세에 죽기 전에 딸이 설득해서 밝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딥스로트는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칼 번스타인 기자에게 수사 방향과 윗선 개입 정황을 알린 내부 제보자의 가명입니다. 그의 정체는 2005년이 되어서야 당시 FBI 부국장급 인사였던 마크 펠트로 확인됐습니다.
김 씨는 “장인수 기자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출연시킨 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이 세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라며 “기자는 자신의 특종을 절대 말하지 않는다. 미리 자기 패를 까고 테이블에 앉는 카드 플레이어가 있나. 기자한테는 그게 자신의 패”라고 했습니다.
다만 장 기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저널리스트> 커뮤니티를 통해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한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충격적인' 단독 취재 결과를 전해드릴 예정이다"고 공지한 바 있습니다.
김씨는 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전날 도어스태핑 과정에서 밝힌 공소취소 거래설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에 대해 "누군가 대통령 이름을 그렇게 팔았다면 그건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면서 "법무부 장관은 완전한 사실무근이라는 것이고,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방송에서 처음 알려진 '공고 취소 거래설'이 장 기자 개인의 취재라는 점을 강조하며 거리를 두려는 모습입니다.
지난 10일 장 기자는 뉴스공장에 출연해 “단독 보도"라며 "누가 봐도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고위 관계자가 다수의 고위 검사들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라며 ‘공소 취소 해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0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화 중인 장인수 기자와 김어준씨. (사진=유튜브 캡처)
메시지는 누가 받았나
이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5개 재판을 받고 있는데, 대통령 당선 뒤 현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을 통해 검찰에 공소취소를 압박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공소 취소를 언급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물론 메시지를 받았다는 검사장급 이상 인물들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임은정 동부지검장을 비롯한 일부 검사장들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소 취소' 관련 메시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검찰 내에서 '공소 취소'와 관련 얘기가 퍼진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페이스북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과 관련해 공소 취소를 언급한 사실이 없다”며 “공소 취소를 지휘할 의도도 생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공소 취소와 보완수사를 연결하는 논리 자체가 황당하다”며 “거래할 군번도 아니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인수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오늘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라며 “해당 발언은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기자와 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