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주당, 금융위 'ESG 거래소 공시' 생략 추진
박상혁 의원, 자본시장법 개정안 초안 마련
법정공시 직행, 기업부담-투자자보호 엇갈려
정부, 공시 로드맵 발표 후 업계 의견 수렴중
2026-03-05 15:55:01 2026-03-05 16:15:48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여당에서 상장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한국거래소 공시만으로는 제재 수단이 제한적이고 공시 책임이 불분명하다며, 처음부터 '법정 공시'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 부담과 투자자 정보 확대를 둘러싼 논쟁도 확산할 전망입니다.
 
5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의 로드맵과 달리 ESG 공시를 처음부터 법정 공시 체계에 포함시키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 의원은 "세부 내용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지만 관련 법안 초안은 마련된 상태"라며 "조만간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유예 없이 법제화를 추진할 경우, 공시 신뢰도를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단 기대가 나옵니다. 거래소 공시는 제재 수단이 제한적이어서 형식적인 체크리스트 공시에 머물 수 있는 반면, 법정 공시는 책임 구조가 명확해 공시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법정 공시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공시로 위반 시 과징금 및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반면, 거래소 공시는 상장회사에 한해 적용되며 위반 시 제재금과 벌점이 적용돼 기업 부담이 비교적 낮습니다. 법정 공시에선 민·형사 책임 문제를 면책 규정으로 해결할 수 있어 기업이 미래 정보까지 포함한 공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면 기업들은 초기 제도 혼란과 과도한 법적 책임 부담으로 도입 충격이 클 것으로 봅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법정 공시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에 이어 형사처벌과 집단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어 기업 부담이 크지만, 거래소 공시는 불성실 공시 정도만 우선 관리돼 부담이 덜하다"며 "거래소 공시로 준비 시간을 확보하면 기업들이 법적 문제를 미리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 의원은 금융위 로드맵상 연말 결산 후 3개월 내 공시 의무가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점 반영도 고려 중입니다. 공시 시점은 ESG 공시 쟁점 중 하나로, 금융위는 로드맵에서 원칙적으로 공시 시점을 3월 말(연말 결산 기준)로 정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의 경우 정부 인증 일정(5월)을 고려해 8월 중순 공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기업들은 연말 결산 후 3개월 내 공시 후 8월 확정 데이터를 또다시 공시할 경우 자료 준비와 검증 비용이 중복돼 부담이 커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밖에 의원실은 스코프3(가치사슬 전반 배출량) 적용·기업 규모별 시행 시점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ESG 공시 의무화는 해외 녹색자본 유입과 국내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함입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이 ESG 법정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가운데, 국내 도입이 늦거나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글로벌 녹색 자본 유치에서 불리해진다는 판단이 깔렸습니다. 특히 2029년부턴 국내 일부 대기업이 유럽에서 역외 공시 의무를 지게 됩니다. 정부가 국정 과제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수립했다는 점도 공시 의무화 필요성을 뒷받침합니다.
 
이에 금융위는 ESG 공시를 2028년(2027 회계연도)부터 자산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스코프3 배출량은 3년 유예해 2031년부터 공시하도록 하는 로드맵을 지난달 25일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업계 의견을 청취해 다음달 ESG 금융 추진단을 거쳐 로드맵을 확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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