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수습기자] 반도체 등 IT제조업에 성장이 쏠리는 'K자형 경제'가 심화되면서, 경제성장이 물가에 미치는 양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률이 올라도 소비 증가나 임금 상승 등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과거보다 제한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건물.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월 경제전망 BOX: 부문별 성장차별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부문별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습니다. 반도체 등 IT제조업 부문과 비IT 부문의 성장률 격차는 2024년 하반기 5.0%포인트에서 지난해 상반기 8.2%포인트, 지난해 3분기 9.5%포인트까지 지속해서 확대됐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이 치우치면서 전체 소득 수치는 늘었지만,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팬데믹 이후 기간을 대상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을 결과, 반도체 사이클이 본격화된 2023년 2분기 이후에도 물가 상승에서 '수요 요인'의 영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이는 'K자형 경제'에서 늘어난 소득이 소비보다 저축이나 자산축적으로 흡수됐기 때문입니다. 늘어난 소득 중 소비에 쓰이는 비중인 한계소비성향(MPC)이 낮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실제 고소득층 MPC는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0.11,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0.07로 하락하며, 소득 증대가 소비로 연결되는 고리가 더 약해졌습니다.
부문별 임금 격차의 심화도 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대기업의 임금 상승 폭은 크지만 전체 종사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경제 전반의 '기조적인 임금 인상 압력'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장기 시계열 기준, 임금 격차가 확대될수록 기조적 임금 상승 압력이 오히려 약화되는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중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 측 요인이 다소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부문 간 성장차별화는 경기회복으로 인한 물가 상승의 강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물가 흐름은 유가 및 환율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는 비IT 부문의 경기회복 여부가, 비용 측면에서는 반도체 가격의 움직임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금주 수습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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