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화답에도…'적대적 두 국가' 명문화 수순
연이은 선제적 조치에도…관계 복원에 선 그은 북한
2026-02-19 17:55:37 2026-02-19 18:01:37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정부가 민간 무인기 북한 침투 사태와 관련해 공식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높이 평가한다"고 밝히며 화답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우리 정부와의 관계 회복 문제 등에 대해서는 여전한 적대감을 드러냈는데요. 이에 따라 조만간 열릴 제9차 당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이 명문화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부, 재발 방지 대책 발표…추가 조치 단행 계획
 
김 부부장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우리 국가의 영공을 침범한 한국 측의 무인기 도발 행위에 대해 공식 인정하고 다시 한번 유감과 함께 재발 방지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당연히 자기 스스로를 위태하게 만드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체가 누구든, 어떤 수단으로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에 대한 침해 행위가 재발할 때는 끔찍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정 장관은 전날 광화문 청사에서 개최한 브리핑에서 민간 무인기 북한 침투 사태와 관련해 북측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번 사과는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였습니다. 김 부부장이 지난 13일 정부를 향해 무인기 대북 침투 사태와 관련한 재발 방지책을 요구한 지 닷새 만에 정 장관이 입장을 직접 낸 겁니다. 
 
정 장관은 "새로운 남북 관계를 위해서는 서로가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재명정부 통일부 장관으로서 북쪽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최근 민간인 무인기 사건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 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재발 방지 대책도 발표했습니다. 통일부가 제시한 재발 방지 대책은 △비행금지구역 설정 △기존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에 대한 선제적 검토·추진 △항공안전법의 처벌 규정 강화 및 남북관계발전법의 무인기 금지 조항 추가 등 법 개정입니다. 정 장관은 9·19 군사합의 복원에 대해 "관계부처 간 충분한 협의, 조정이 이뤄졌다"며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추가적인 유화 조치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한반도 긴장 완화를 이끌어낼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추가적인 유화 조치는 한·미 연합훈련 관련 논의 등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와 관련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용 자체들이 보안 관련된 내용이라 관련 사안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재명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대북전단 살포 중단, 확성기 방송 중지 등 선제적으로 남북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에서 열린 '600㎜대구경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화해 대신 '경계 강화'…김정은, 연일 국방력 과시
 
다만 북한 측의 소극적 태도로 남북 관계 회복은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문을 통해 "우리 군사 지도부는 한국과 닿아 있는 공화국 남부 국경 전반에 대한 경계 강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적국과의 국경선은 마땅히 견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재 김 위원장은 이번 9차 당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당 규약에 반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대회가 열리면 관련 노선이 당 규약에 어떤 형태로든 정리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고 교수는 "당 규약에 포함된 민족, 민족 대단결, 조국의 평화통일, 민족의 공동 번영 등 표현이 삭제되거나 수정될 수 있다"며 "최근 노동신문 논평에서는 민족성이 빠지고 주체성만 언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본인들을) 더 이상 동족이나 통일, 화해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독립된 사회주의 국가로 대우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경계선 강화 이야기는 9·19 군사합의와 관련해 한국이 선제적 조치를 취하더라도 상응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이는 하루아침에 나온 결정이 아니라 상당 기간 고민 끝에 채택한 노선인 만큼 쉽게 복원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교수는 "한국이 대화를 요구하거나 유화 조치를 취하더라도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러 차례 한국과는 어떠한 사안에서도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단순한 거래 차원의 접근조차 염두에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9차 당대회에서 해당 노선을 더욱 제도화·명문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국방력을 과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은 18일 평양에서 개최된 600mm 대구경 방사포(KN-25) 증정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 무기가 사용되면 교전 상대국의 군사 하부 구조들과 지휘 체계가 삽시에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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