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6일 국회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다시 불러 조사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셀프 조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두 번째 소환 조사입니다.
이번 조사는 로저스 대표가 국회 청문회에서 자체 조사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위증을 했다는 혐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가 지난해 12월 30~31일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셀프 조사는 정부 협조 아래 진행됐고,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 접촉은 국가정보원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근거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입니다.
당시 국정원은 쿠팡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으로 반박했고, 국회는 로저스 대표 등 쿠팡 임직원 7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6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로저스 대표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습니다. 로저스 대표는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쿠팡은 계속해서 모든 정부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오늘 진행되는 경찰 수사에도 성실하고 철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위증 혐의를 인정하는지', '국정원이 조사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 여전한지', '미 하원에 쿠팡 차별 대우를 주장하며 로비했는지', '조사 후 즉시 출국할 예정인지',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출석 계획' 등을 묻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로저스 대표에 대한 재소환과 정부의 쿠팡 제재·조사를 두고 미국 일각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저스 대표가 이번 조사를 마친 뒤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향후 수사의 변수로 꼽힙니다.
그는 5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로부터 오는 23일 출석하라는 소환장을 받았습니다. 소환장에 로저스 대표 수사를 '미국 시민에 대한 형사 처벌 위협'으로 규정한 하원 법사위는 한국 규제 당국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을 표적화해 차별한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우리 정부의 쿠팡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대해 미국 의회가 '미국 기업 차별' 프레임을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쿠팡 사태가 외교·통상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16만5455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추가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해 신고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유출 규모인 3370만 개 계정에 이번 추가분을 더하면 전체 유출 계정은 3386만여 개에 달합니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유출 정보는 회원들이 배송지 정보로 입력한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입니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12월 25일 자체 조사 결과를 통해 "정보 유출자가 고객 계정 약 3300만 개의 기본 정보에 접근했지만, 실제로 저장한 정보는 약 3000개 계정에 불과하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쿠팡은 정부의 지시와 협조 아래 글로벌 최상위 보안업체와 협업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강조했죠. 하지만 이번 추가 유출 사실이 확인되면서, 쿠팡의 셀프 조사 결과에 대한 신빙성은 타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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