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국내 가전업계가 사실상 ‘국산의 무덤’이 된 로봇청소기 시장을 탈환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습니다. 대표 가전업체인 삼성전자가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으며, LG전자도 연내 출시가 예상됩니다. 중국 가전업체들이 연이어 상륙하는 데다 프리미엄 가전업체 다이슨까지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는 등 외국 업체들의 진출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안방’을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전에 열린 ‘더 퍼스트룩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1일 신형 로봇청소기 ‘2026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를 출시합니다. 출시일에 온라인 생중계 ‘삼닷 Live’를 통해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며,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사전 구매 알림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출시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LG전자도, 상반기 중 신제품 출시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지난달 CES 2026에서 로봇청소기 ‘히든 스테이션’을 공개한 데 이어 가전 부문에서 혁신상까지 수상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로보락와 에코벡스,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이 60%를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국내 공세 역시 계속되는 양상입니다. 지난달에는 중국 드론업체 DJI가 로봇청소기 시리즈 ‘로모(ROMO)’를 출시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모바(MOVA)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미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한 중국 업체들은 보안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로보락은 자사 홈페이지에 ‘트러스트 센터’를 개설해 제품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공개했고, 드리미는 사용자 데이터가 저장된 서버를 국내로 이전했습니다. 또 모바는 하이마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A/S를 지원하는 등 한국 소비자를 겨냥한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습니다.
LG전자 로봇청소기 ‘히든 스테이션’이 싱크대 하단에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여기에 영국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다이슨까지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다이슨은 한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청소기를 포함한 가전 신제품을 공개하며 로봇청소기와 물청소기, 공기청정기를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생활가전 전반에 걸친 AI 기술과 위생·청정 성능을 앞세운 전략입니다.
국내 가전업계는 보안과 AI를 앞세워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보안 플랫폼 ‘녹스(Knox)’와 ‘LG 쉴드’를 적용해 데이터 안전성을 강화했습니다. 경쟁사 제품들이 그간 보안 논란에 휘말린 만큼, 해당 부분에서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입니다.
기존 가전과의 연동성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LG전자는 ‘LG 씽큐’를 통해 로봇청소기를 포함한 가전 통합 관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 간 연결을 통한 AI 활용성 확대를 내세웠고, LG전자는 CES 2026에서 로봇 ‘클로이드’와 로봇청소기가 연동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국내 가전업체들이 안방 주도권 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는 이제 지능과 편의성, 보안이 종합적으로 중요해지는 추세”라며 “국내 기업들은 보안체계 등이 우수한 걸로 입증됐다. 그런 측면에서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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