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자신의 제명을 불러온 '당원 게시판 사태'를 두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영상 캡처)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간의 단식을 마치면서,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문제가 다시 당내 핵심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한 전 대표의 재심 신청 기간이 종료된 가운데 친한(친한동훈)계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제명 철회를 주장했는데요. 다만 일각에선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를 비롯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유승민 전 의원 등의 장 대표 단식 농성장 방문을 계기로, 한 전 대표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주 안으로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문제를 결론 낼 전망입니다.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식 8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단식 중단 권고를 받아들이며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적 봉합 기회 놓친 한동훈…'제명' 결정 분수령
국민의힘은 26일 송언석 원내대표의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합니다. 이에 따라 한 전 대표에 관한 제명 징계 결론은 이후 열릴 최고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장 대표가 단식 후유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서 당무 복귀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 대표는 현재 병원에서 회복 치료 중이며, 월요일(26일)에는 심장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장 대표의 복귀 의지는 매우 강하지만, 최고위 복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이르면 이번 주 중 복귀를 전망했습니다.
앞서 장 대표가 지난 15일 단식투쟁에 돌입하기 전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논란으로 내홍을 겪었습니다. 장 대표는 단식 전 열린 최고위에서 중앙윤리위원회의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을 놓고 "재심의 기회를 부여하겠다"며 "재심 기간까지 윤리위 결정에 대해 최고위의 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당사자가 윤리위에서 직접 밝히거나 소명해주지 않으면 윤리위 결정을 일방 소명을 듣고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한 전 대표가 재심의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재심 청구를 하지 않으면서 윤리위 징계에 대한 결정은 장 대표에게 넘어간 것입니다. 당 내부에선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한 전 대표가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장 대표가 '쌍특검'(통일교·공천헌금 특검)으로 단식을 한 것이지만, 유승민 전 의원을 비롯해 이준석 대표 등이 장 대표를 찾아 격려하면서 (한 전 대표도) 보수 결집에 힘을 보탰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동훈 "진짜 보수 결집"…여의도서 지지세력 총결집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며 세 과시를 통한 자신 만의 독자 행보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날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집회를 열고 한 전 대표 징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3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박상수 전 대변인은 "우리 당이 위헌 정당이 아닌 이유는 계엄을 한 전 대표가 막았기 때문"이라며 "그런 한 전 대표를 제명하고 내쫓는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보수 정당이 스스로 문을 닫겠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대한민국 보수 정치를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자리에 한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플랫폼인 '한컷'에 글을 올려 "가짜 보수들이 진짜 보수를 내쫓고 보수와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추운 날 이렇게 많이 나오셨다"며 "이것이 진짜 보수 결집"이라고 적었습니다. 사실상 자신을 축출하려는 당 지도부를 '가짜 보수'로, 장외 세력을 '진짜 보수'라고 규정하면서 '보수 적통'을 두고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요.
친한계로 불리는 박성훈·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정부와 맞서기 위해 당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박 의원은 "대선 경선서 43%를 얻은 당의 대주주이자 이재명정부와 잘 싸워온 분이기에 간과하면 안 된다"고 했고, 정 의원은 "부패한 권력을 향한 국민의 탄식이 모이기 위해선 한 전 대표 제명은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당권파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과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은 자신을 위한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비판했습니다. 특히 장 부원장은 "유승민부터 박근혜까지 장 대표 단식장에 결집했는데, 혼자 끼지 못해 진짜 보수 결집 운운하는 열등감"이라며 "(한 전 대표에게) 시급한 것은 정치 아닌 치료"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놓고 계파 갈등을 비롯해 막판 소용돌이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지지자들이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한 전 대표 징계 철회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