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수사' 제한 않는다"…헌법 84조 '불소추 특권' 재해석 논란
'체포방해' 1심 "헌법·법률상 대통령 수사 제한 없어"
'대통령 강제수사 불가'가 다수의견…헌법 84조 취지
윤석열 측 "이재명 대통령도 체포·구속 가능해" 반발
법조계 "1심 뒤집힐 가능성 적어…직무정지 고려해야"
2026-01-20 16:54:08 2026-01-20 16:54:08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윤석열씨의 ‘체포 방해’ 사건 1심 재판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권을 인정한 것을 두고선 내란죄 수사권을 넘어서는 헌법적 쟁점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재판부가 “헌법 및 법률에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까지 가능하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법률적·실무적 파장이 예상됩니다.
 
윤석열씨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중계방송 갈무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지난 16일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수처에 윤씨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내란수괴 혐의에 관한 수사권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해 1월 공수처가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관저로 진입, 윤씨의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신병을 확보한 건 정당했다는 취지입니다.
 
재판부 논리는 ‘공수처는 현직 대통령인 윤씨의 직권남용죄를 수사할 수 있다’ → ‘윤씨의 직권남용죄를 수사하면서 관련 범죄로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다’ → ‘결과적으로 윤씨의 직권남용죄 및 내란죄에 관해 모두 수사권이 있다’로 전개됩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는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헌법 84조에 따라 내란 또는 외환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하나, 헌법 84조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헌법 및 법률에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씨 변호인단 최지우(오른쪽부터), 송진호, 유정화 변호사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라이프비즈니스센터에서 2025고합1010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판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이어 “수사기관의 수사는 형사상 소추를 반드시 전제하는 것은 아니므로, 형사상 소추와 수사기관의 수사는 분명히 구분된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공수처는 대통령 신분이었던 피고인의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판단에 따라 공수처가 윤씨의 직권남용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죄 수사까지 착수한 것도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혐의가 직접 관련성이 있다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쟁점은 재판부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제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목입니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에 대해 참고인조사나 서면조사 등 임의수사는 가능하지만, 체포·구속 등 강제수사는 어렵다는 해석이 다수 의견이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에게 불소추 특권을 부여한 헌법 84조 취지를 고려한 겁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임의수사와 강제수사를 구분하지 않으면서 강제수사까지 가능하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수사와 소추를 구분해야 한다며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다고 본 점이 주목됩니다.
 
이에 대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1심 재판부 판단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을 강제수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는 원칙적으로 부정적인 게 우리나라 통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지만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사람에 대한 강제수사가 가능한지 앞으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다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내란·외환죄를 제외한 혐의로) 기소할 수 없는 대통령에 대한 수사 자체가 가능한지도 따져볼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백대현 부장판사가 지난해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씨의 '특수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윤씨 측은 재판부 판단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윤씨의 변호인단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심 재판부 판단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체포되고 구속될 수 있다”며 “(1심 재판부 판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판례이고 최초의 법리 해석이다. 법원은 물론 학계에서도 이런 식으로 법리 해석을 하는 소수설조차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럼에도 재판부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적다는 게 법조계 중론입니다. 김진한 변호사(법무법인 클래스한결)는 “윤씨의 경우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 정지된 상태에서 그와 관련해 강제수사가 이뤄졌다”며 “헌법 84조 취지는 대통령 직무를 방해하면 안 된다는 건데, 대통령이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직무가 정지됐다면 현직과 달리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헌법에 의해 대통령 수사 자체가 금지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직무 중인 대통령이라도 살인했다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 맥락과 상황을 고려해 균형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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