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디지털자산 전문 매체 <디지털애셋>에서 작성했습니다.
[디지털애셋 박상혁 기자] 세계 최대 BTC(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제외가 보류됐지만, 제외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시장은 이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MSCI는 7일(한국시간) “디지털자산재무(DAT) 기업을 우리 지수에서 제외하는 것을 당분간 보류한다”고 웹페이지에 밝혔습니다. DAT란 기업이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주요 가상자산(디지털자산)을 대차대조표의 중심에 두고 기업가치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입니다.
세계 최대 BTC(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를 형상화했다.(이미지=디지털애셋)
이날 MSCI 지수 제외 보류로 스트래티지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장마감 때보다 6% 급등한 157.97달러(약 22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스트래티지 MSCI 지수 제외 보류가 결정되기 전까지 시장이 지수 제외를 악재로 보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MSCI는 지난 10월 “비트코인 또는 다른 디지털자산을 재무전략의 일환으로 보유 및 운용하는 것이 주된 사업이며 디지털자산 보유 비중이 총자산의 50% 이상인 기업을 MSCI 지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웹페이지에 설명한 바 있습니다. MSCI가 스트래티지를 특정해서 거론하지 않았는데도 시장은 이날 이후 스트래티지 MSCI 지수 제외 여부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DAT 전략으로 보유하고 디지털자산 보유 비중이 총자산의 50% 이상에 속하는 대표적인 기업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장은 지난 10월 MSCI 발표 후 스트래티지의 MSCI 지수 제외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6일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을 보면, 이용자들은 스트래티지가 MSCI 지수에서 퇴출될 가능성을 77%로 예상했습니다. 지수 제외 보류가 결정되기 하루 전까지 스트래티지가 지수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시장 공포가 확산된 것입니다.
이처럼 시장이 스트래티지의 MSCI 지수 퇴출에 긴장한 가장 큰 이유는 패시브 자금 유출 우려 때문입니다. MSCI 지수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연기금, 기관투자자의 운용 기준으로 사용돼 편입 및 퇴출 여부만으로 대량의 패시브 자금이 유출입될 만큼 시장 영향력이 큽니다.
따라서 스트래티지가 MSCI 지수에서 제외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대형 패시브 펀드들이 규칙에 따라 보유 주식을 자동으로 매도해야 합니다. 이후에는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내부 투자 규정상 MSCI 지수 비편입 종목에 대한 보유 비중을 축소하거나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 실적이나 비트코인 가격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기계적 매도여서 단기간에 시장 충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DAT 기업들은 통상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디지털자산을 매입하기 때문에 회사 주가가 하락하면 디지털자산을 신규 매입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는 스트래티지의 MSCI 지수 제외가 회사만의 문제가 아닌 디지털자산 시장 전체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어서 시장 우려가 커진 것입니다.
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공동창업자 마이클 세일러 회장. (사진=게티이미지)
또 MSCI 지수 퇴출은 스트래티지에 대한 시장 인식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MSCI는 지난 10월 스트래티지를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닌 비트코인 DAT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스트래티지가 MSCI 지수에서 제외되면, 시장은 회사가 기존 IT·테크 기업에서 비트코인 DAT 기업으로 재정의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회사 주가가 소프트웨어 기업 기반 펀더멘탈보다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과 레버리지에 좌우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스트래티지가 MSCI 지수에서 제외되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글로벌 종합 금융 기업 JP모건은 지난 12월 “스트래티지가 MSCI 지수에서 제외되면 최대 88억달러(약 12조7160억원)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서에 적었습니다.
하지만 스트래티지의 MSCI 지수 제외가 보류되면서 시장은 악재가 해소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7일 스트래티지 주가가 급등하면서 비트코인 등 주요 디지털자산 가격이 덩달아 올랐습니다. 스트래티지가 MSCI 지수에서 퇴출되지 않는다면, 시장은 이를 불확실성 해소와 제도적 신뢰 유지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MSCI 편입 유지 결정은 패시브 자금 이탈 우려 해소로 이어져 매수세 증가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지수 편입 유지가 확정되면, 그동안 관망하던 기관 자금이 다시 유입되거나 기존 보유 물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경우 MSCI가 디지털자산을 보유한 기업을 기존 지수 프레임워크 내에서 수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효과도 발생합니다. 이는 스트래티지뿐만 아니라 향후 비트코인이나 디지털자산을 재무 전략의 일환으로 채택하려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지수 편입 유지 결정은 DAT가 전통 금융 지수 체계와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제도권 기관이 인정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스트래티지의 MSCI 지수 편입 유지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MSCI는 7일 "투자 목적이 아니라 핵심 사업의 일부로 디지털자산과 같은 비영업 자산을 보유하는 기업을 구분하는 문제는 추가적인 연구와 시장 참여자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에 따른 추가 평가 기준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DAT 기업들의 지수 제외를 당분간 보류한 것"이라고 웹페이지에 설명했습니다.
스트래티지는 같은 날 이에 대해 “이번 MSCI 지수 제외 보류로 우리가 2월까지는 지수에 계속 편입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MSCI의 이번 보류는 지수 중립성을 지킨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X(전 트위터)에 밝혔습니다. 회사는 앞서 12월 “MSCI의 ‘총자산 대비 디지털 자산 50% 이상’ 기준은 자의적”이라며 “이러한 기준이 지수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혁신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기준을 기반으로 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박상혁 기자 seminomad@digitalasset.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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