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핑계, 수요는 탄탄…명품 ‘연례 인상’ 굳어지나
에루샤 주도 가격 인상에도 소비 열기 지속
백화점 실적은 사상 최대 경신
2025-12-22 15:47:59 2025-12-22 15:51:02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새해를 앞두고 명품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기류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에루샤'로 불리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을 중심으로 주요 브랜드들이 내년 초 일제히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명품 가격 인상이 사실상 연례행사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내년 1월 국내 판매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입니다. 에르메스는 최근 일부 고객에게 셀러를 통해 가격 조정 계획을 사전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에르메스는 그동안 매년 1월을 전후해 정기적으로 가격을 인상해왔으며 올해 역시 1월 신발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6월에는 가방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조정한 바 있습니다.
 
샤넬 역시 내년 1월 가격 인상이 유력합니다. 샤넬은 올해에만 수차례 가격을 올리며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죠. 1월 가방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3월 화장품, 6월 가방과 주얼리, 9월 가방과 잡화, 11월 가방 가격을 연이어 조정했으며 단일 연도 기준으로 이례적인 N차 인상입니다. 루이비통도 예외는 아닙니다. 루이비통은 올해 1월과 4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시계·주얼리 브랜드도 줄줄이 인상 대기
 
가격 인상 흐름은 가방과 의류를 넘어 주얼리와 워치 브랜드로도 확산되고 있는데요. 리치몬트 그룹 산하의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IWC는 내년 1월 중순 제품 가격을 평균 5~8% 인상할 계획입니다.
 
루이비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 매장 전경. (사진=루이비통)
 
롤렉스와 까르띠에 역시 내년 초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롤렉스는 올해 1월과 7월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고 까르띠에는 2월과 5월, 9월, 12월 등 연중 네 차례 가격을 조정했습니다. 특히 금과 다이아몬드 등 원자재 비중이 높은 주얼리·워치 브랜드의 경우 최근 국제 금값 상승이 가격 인상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명품업계는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과 환율 변동 등을 꼽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무엇보다도 수요가 꺾이지 않는 점이 반복적인 가격 인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죠.
 
실제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3사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만 약 4조6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들 브랜드는 매년 국내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역대급 실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편 명품 소비 회복 흐름은 주요 백화점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전국 매출 1위 점포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732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고 롯데백화점 잠실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7.6% 늘어난 1조592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0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백화점의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 증가율은 7월 11.3%, 8월 12.4%, 9월 12.6%, 10월 19.5%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잠실점은 올해 누적 매출 3조원 달성 시점을 지난해보다 각각 3주 앞당겼는데요.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점 역시 중부권 백화점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잇단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 열기가 쉽게 식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명품 중심의 백화점 실적 강세와 가격 인상 기조가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