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두 달간 수수료 낮춘다…넥스트레이드 경쟁 본격화
단일수수료를 NXT와 동일한 차등요율로 낮춰
향후 NXT 수수료 인하 가능성도…'메기효과'입증
2025-12-15 10:18:22 2025-12-15 14:11:37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한국거래소가 오늘부터 수수료를 20~40%가량 낮춥니다. 올해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의 점유율 확대에 대응해, 이를 방어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됩니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간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거래소는 15일부터 0.0023%였던 단일수수료를 차등 요율(△지정가 주문 0.00134% △시장가 0.00182%)로 변경합니다. 이는 NXT와 동일한 수수료 수준입니다. 거래소는 이 같은 안을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NXT와 같은 수준으로 수수료를 인하한 것은 점유율 때문입니다. NXT는 지난 3월 출범 이후 거래시간 연장과 낮은 수수료율을 무기로, 거래량을 늘려왔습니다. 10월에는 이른바 '15%룰'로 거래량한도를 넘기면서, 일부 종목에 한해 거래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NXT 등장으로 한국거래소의 거래수수료 수익도 줄고 있습니다. NXT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기 때문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실에 따르면 NXT가 출범한 올해 상반기 거래소의 거래수수료 수익은 94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163억 원) 대비 19% 줄었습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NXT의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은 한국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량의 15%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이는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를 경쟁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 규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수수료 인하 기간은 내년 2월 13일까지로, 한시적으로 적용됩니다. 거래소는 3개월 이내로 수수료 조정 및 면제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경우엔 금융위원회 산하 시장효율화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합니다. 때문에 수수료 인하가 한 달 정도 연장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이 기간 동안 NXT의 점유율이 변화될 수도 있습니다. 증권사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은 수수료 수준과 체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 구조입니다. 양 거래소 간 수수료 차이가 사라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거래소로 주문이 다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주를 이룹니다. 
 
대체거래소인 NXT는 출범 이래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의 수수료율 인하로 점유율이 다시 줄어들 경우 NXT가 다시 수수료율을 조정할지도 관심사입니다. NXT관계자는 "수수료율 조정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라며 "(수수료율 조정은)아직 미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경쟁 체제로 전환된 가운데 대체거래소가 '메기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두 거래소 간 수수료 경쟁은 대체거래소 도입 취지이기도 하다"면서 "각 거래소가 경쟁해 결국 투자자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편 지난 9월 금융위원회는 대체거래소의 거래 한도 규제를 일부 완화하다고 밝혔습니다. 종목별 거래 한도 규정(30%)은 1년간 유예하며 시장 전체 한도인 15%은 유지하되, 2개월 내 정상화하며 제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두 달간 수수료를 낮춘다. (사진=한국거래소)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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