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민관이 오는 2047년까지 총 700조원 이상을 투입해 반도체 생산 공장 10기를 신설하는 등 국내에 부족한 반도체 설계 분야(팹리스)를 대폭 강화하면서, 동시에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는 초격차를 유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전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핵심 분야를 지원함으로써 ‘반도체 세계 2강’을 달성한다는 목표입니다.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AI 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산업정책을 넘어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나라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각오를 담았다”며 이 같은 내용의 계획을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주권 확립 △시스템 반도체 역량 강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생태계와 인재 육성 △남부권 혁신 벨트 구축 등 4개의 육성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정부는 12인치 40나노급 파운드리인 ‘상생 팹’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4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으로, 민간기업이 52%, 공공(정부) 48%를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국내 팹리스 기업에 전용 물량을 할당하고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 세계적 파운드리 기업들이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양산을 맡길 공장이 없는 상황인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업계 선두를 달리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초격차를 공고히 하기 위한 투자에 나설 계획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이후 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메모리 개발, 피지컬 AI 핵심 부품인 화합물 반도체 연구개발(R&D) 등이 대상이 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차세대 메모리 2159억원 △AI 특화 반도체 1조2676억원 △화합물 반도체 2601억원 △첨단 패키징 3606억원 등입니다.
국산 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도 착수했습니다. 전력망·통신망·공공데이터센터·철도 등 주요 인프라에서 국산 반도체를 우선 구매하도록 반도체특별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 등입니다.
아울러 국방 반도체의 99%가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끊기 위한 대안도 마련됩니다. 이를 위해 방위사업청과 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주기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해 기술 자립에 나선다는 구상입니다.
이 밖에도 네덜란드 ASML 등 글로벌 소부장 기업 육성을 위해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소부장 기업을 선정, R&D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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