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고립…"이대로는 지선 필패"
윤석열 그림자에 국힘 지지율 24% '제자리'
TK·중진까지 12·3 비상계엄 공개 사과 촉구
2025-12-09 17:56:54 2025-12-09 18:02:14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윤석열씨와 절연을 못하고 당 지지율이 정체되는 상황 속에서 지방선거 필패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성에 12·3 비상계엄 사과 물결이 초·재선을 넘어 중진 의원까지 이어지는데요. 장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12·3 비상계엄에 대한 공개사과를 촉구한 윤한홍 의원(왼쪽)이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장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TK 중진까지…'비상계엄 사과' 요구
 
9일 장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 채널 '국민의힘TV'에서 "우리의 잘못까지 덮고 가자는 게 아니고 우리의 책임을 외면하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서로 생각이 다를 수는 있어도 결국 우리는 함께 싸워야 살 수 있는 운명공동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12·3 비상계엄 사과를 놓고 당내 의견이 나뉘자 이를 봉합하기 위해 나선 모습입니다.
 
당내 소장파는 하루빨리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를 통해 '윤(석열) 어게인' 세력과 절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3일에는 초재선 의원 25명이 연판장을 내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윤씨 내란 사건 1심 선고를 당 기조 변화의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연말 연초 사이에 뭔가 변화된 모습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는 분들이 제법 많은 걸로 알고 있다"라며 "지도부는 또 2월 설 연휴 전 이 언저리를 또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늘 늦는 거 아닌가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과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는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감지됩니다. 원조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됐던 3선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혼용무도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계엄을 벗어던지고 그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우리를 국회의원을 만들어준 지지 세력, 당 대표를 만들어준 분들에 대한 섭섭함은 지방선거 이겨서 보답하면 된다. 몇 달간 '배신자' 소리 들어도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보수 텃밭 TK(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6선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힘을 보탰습니다. 주 의원은 지난 8일 지역 언론인과 가진 정책토론회에서 장 대표를 향해 "윤 어게인 냄새가 나는 방법은 맞지 않는다"며 "자기 편을 단결시키는 과정에서 중도가 도망간다면 잘못된 방법"이라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당내 이상기류에 장 대표는 기존 일정을 취소하며 원내 의원들과 접촉 중입니다. 이날도 주 의원에게 면담을 요청한 후 직접 만나 당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장동혁, 노선 변경해야"
 
당 지지율이 20% 초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이 '집토끼 사수' 전략 때문이라고 판단해 여기에서 벗어나자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12월2~4일 조사, 전국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응답률 11.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에 따르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24%에 그쳤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무려 4주 연속 같은 지지율입니다. 민주당과 약 두 배가량 벌어진 격차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지난 8월26일 취임한 이후 강한 대여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정당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건 26%에 불과했습니다.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 6월부터 오차범위 밖을 벗어난 지 오래입니다.
 
내부에선 쇄신이 없으면 지방선거는 필패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장동혁 대표의 노선 변경 없이 (지방선거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말들이 맞다"라며 "한두 명만 갖고 있는 생각이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장 대표의 우경화는) 의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민심이 향하는 쪽으로 목소리를 낼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체질 변화를 놓고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게 당내 주류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K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에 "반성·변화·쇄신은 당연하지만 이견이 있지만 공통점을 찾아가고 한목소리를 내는 게 옳은 일 아니겠냐는 생각"이라며 "벌써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하고 당원으로 있는 것도 아니니 일차적으론 단절이 된 상황 아닌가. 이제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최선을 다해가겠다 이런 워딩(말)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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