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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이 답?…교촌, 2위 내줘도 내실 챙겼다
제너시스BBQ, 교촌 앞지르며 매출 2위 기록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 감소한 bhc·BBQ
"원부재료비 크게 올라"…치킨업계 가격 인상 전망
2024-04-16 17:04:23 2024-04-16 17:04:23
 
교촌치킨 주요 메뉴 중 하나인 '교촌오리지날'. (사진=교촌치킨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교촌치킨의 매출이 뒷걸음질 치며 치킨업계 '빅3'에 지각변동이 일었습니다. 교촌치킨이 2위 자리를 내려오면서 bhc, BBQ, 교촌치킨으로 치킨업계 매출 상위권 순위가 바뀌었습니다. 다만 재료비와 각종 제반 비용 상승세로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악화됐는데요. 지난해 상반기 빠르게 가격을 인상한 교촌치킨만 내실을 챙겼습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hc는 개별 기준 지난해 535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전년(5075억원) 대비 5.5% 증가한 수치입니다. 2년 연속 프랜차이즈 치킨업계 매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2년째 감소세입니다. △2021년 1538억원 △2022년 1418억원 △2023년 1203억원으로, 지난해 15.2% 떨어졌습니다. 이에 2021년 32.2%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23년 22.5%로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 4732억원, 영업이익 554억원을 나타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1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3.7% 감소했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 감소는 원재료비 인상 여파가 큽니다. BBQ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과 밀가루 등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다"라며 "가뭄과 냉해 등 자연재해 발생으로 세계 올리브유 가격이 급격히 올라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매출 3위로 밀려난 교촌치킨은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14.6% 감소한 4259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억원에서 240억원으로 738.5% 뛰었습니다.
 
원가 상승에 판매비와 관리비 지출 확대로 전년도 영업이익 급락을 겪은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4월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주요 치킨 메뉴 가격을 3000원씩 올렸습니다.
 
이는 지난해 실적에 반영되며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0.6%에서 지난해 5.6%로 올라와 2021년(5.7%)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교촌에프앤비와 관련해 "지난해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지만, 마진율 개선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라며 "올해 외형 성장 회복과 마진율 개선이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른 치킨업체들도 수익 악화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 판매가 인상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bhc는 지난해 12월 치킨 등 제품 가격을 평균 12.4% 인상했으며, 최근 굽네와 파파이스가 가격 인상을 공지했습니다. 치킨업계 빅3 중 BBQ만 2022년 5월 치킨 가격을 2000원 인상한 뒤 아직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맹점주의 요구 등에 따라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는 소비자와 가맹점주 사이에서 고민이 깊다"라며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 부담이 커지지만, 올리지 않으면 가맹점주 수익성이 나빠져 가맹점주 측에서 가격을 올려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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