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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제단체 최초 윤진식 무협 회장 "출산지원금 확대"
셋째 낳으면 현행 100만원에서 1000만원 상향
내부 검토 중으로 조만간 시행안 확정
부영·금호석화 등 민간 기업 이어 경제단체도 저출산 극복 확대될지 주목
2024-04-15 06:00:00 2024-04-15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한국무역협회가 경제단체 중 최초로 '출산 장려금' 정책을 확대키로 했습니다. 이는 윤진식 회장이 취임 후 첫 지시로 내린 직원 복지 일환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민간 기업인 부영그룹과 금호석유화학 등이 출산 지원금을 내건 사례가 있지만 경제단체가 출산 지원금 확대를 시행하는 건 무협이 처음입니다. 이를 계기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에서도 저출산 대책을 위한 출산 장려금 정책이 확대될지 주목됩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2월 회장으로 선임된 후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출산 지원금을 상향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윤 회장 지시에 따라 무협은 현재 셋째를 낳으면 100만원을 지급받던 것을 1000만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입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사진=무협 제공)
 
무협은 현행 직원 복지 체계에서 첫째 출산 시 1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 시행안을 손보면서 전반적으로 출산 장려금이 상향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내부에서 해당 안을 검토 중이며 확정된 시행안은 조만간 나올 예정입니다. 이는 윤 회장이 내린 첫 번째 직원 복지 정책으로, 저출산 극복에 동참키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고심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윤 회장은 지난 3월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저출산 문제의 심화가 수출현장의 인력난에 직결돼 중장기 산업경쟁력이 약화되는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들의 글로벌화를 도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한편, 선진국 수준의 일·가정 양립 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기업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무협 차원에서도 꾸준히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생산 인구가 적어지면 경제가 휘청거리고 무역 종사자를 비롯해 일할 수 있는 근로자들이 줄어든다는 장기적인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경제단체로서 노동력 부족 문제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행보"라고 했습니다.
 
앞서 정만기 전 무협 부회장도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 심화 문제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정 전 부회장은 "저출산에 의한 생산 인구 감소와 코로나 기간 외국인 수급 차질이 무역 현장 인력난 심화 원인"이라고 짚은 바 있습니다. 당시 정 전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무협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대응을 위한 기업의 생산성 제고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무협은 지난해 6월에는 MZ세대를 대상으로 '저출산 극복 대책 논문 경진대회'를 진행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당시 대안으로 20대 여성의 난자 냉동 보관 지원 확대나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가 책임지는 제도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민간 기업에서는 파격적인 저출산 극복 지원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부영그룹은 최초로 출산한 임직원 자녀 1명당 1억원을 지급키로 했고, 금호석화는 둘째(2000만원)와 셋째(3000만원) 출산 시 지원금을 확대 시행키로 했습니다. 쌍방울그룹은 올해부터 셋째 출산 시 최대 1억원을 지급하고, 롯데그룹은 셋째를 출산한 전 계열사 임직원에게 카니발 승합차를 2년간 무료로 탈 수 있도록 렌트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윤 회장은 이번 달부터 주 1회 수출업체 방문을 정례화하고 본격적인 현장 소통에 돌입했습니다. 윤 회장은 지난 11일 현장을 찾아 "주 1회 무역현장 방문을 통해 업계와의 밀착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무역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협회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자동차 부품, 의료 기기, 이차전지 소재 등의 전략 수출 산업과 관련한 무역 현장을 찾아 정책건의 안건을 발굴한다는 계획입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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