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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이들의 '한'…세월호 참사 곧 10주기
"사설 독립조사기구 마련 촉구"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서 10주기 기억식
2024-04-11 15:40:53 2024-04-11 19:24:42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10번째 봄이 찾아왔습니다. 신선한 바람에 꽃잎이 흩날리고 있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봄을 만끽하지 못합니다. 1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들은 명확한 진상규명을 바랄 뿐입니다.
 
전국에서는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지역마다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추모관과 기억교실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0주기라고 특별하지 않아"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순길 사무처장(단원고 2-9 진윤희양 어머니)은 "10주기는 매년 찾아오는 시간일 뿐"이라며 "더 특별한 건 없다"고 담담히 말했습니다.
 
김 사무처장은 "매번 돌아오는 주기라 저희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소회는 없다"면서도 "10년 후엔 진상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겠다고 했지만, 실상 진상규명도 온전히 되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안전한 사회도 멀기만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 시사 간담회에서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래서 10주기를 기점으로 10년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시민들에게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하라는 목소리를 내는데 함께해 주길 바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10주기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습니다.
 
10주기 행사 이후 유가족들은 쉴틈없이 다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해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상설기구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의견에 따라 생명안전법 제정과 사설독립조사기구 마련에 목소리를 낼 계획입니다.
 
김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한 조사자료와 기록들을 재검토해서 미흡했던 것은 무엇이고 추가 조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확인하고, 한계점 등을 정리해 이후 무엇이 필요한지 요구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서 나온 권고사항을 국가가 이행하는 것을 감시하고, 이행하게끔 요구하는 것들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사무처장은 새롭게 구성될 제22대 국회에 "본인의 자리와 권력을 위해 일하기 보다는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인하고, 우리 사회가 생명 존중 안전 사회로 갈 수 있게끔 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1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기억교실. (사진=박한솔 기자)
 
세월호 기억교실…시민 발길 계속
 
10주기를 앞두고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4·16 기억교실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억교실은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교사들의 공간을 복원한 곳입니다. 책상과 교탁 게시판은 물론 학생들의 사물함과 책, 필통까지 보존돼 있습니다.
 
학생들의 책상에는 사진과 이름표, 꽃과 편지들이 놓여있고, "오늘도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실을 지켜주세요"와 같은 추모 글귀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노란 조끼를 입은 기억교실 안내원은 "학생들 물건을 학교에서 그대로 가져와서 복원한 것이냐"는 질문에 "맞다. 지금 바로 수업에 들어가도 모르겠죠"라고 말하며 책상에 쌓인 먼지를 닦았습니다.
 
이날 홀로 기억교실을 찾은 안산시 상록구에 거주하는 김모(25) 씨는 "동네 곳곳에 세월호 행사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서 행사 전에 한 번 찾아오게 됐다"면서 "다른 지역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안산시는 4월만 되면 평소보다 가라앉은 느낌이다"고 말했습니다.
 
2학년 교실을 둘러보던 김씨는 "이렇게 슬프고 가슴아플 줄 알았으면 아마 기억교실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산 시민으로서 더 세월호 참사를 더 기억하고 되새겨야 할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추모·기념식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참사 당일인 16일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열립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일반시민 2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인 기억식에서는 당일 오후 4시 16분에 맞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사이렌이 1분간 울려 퍼질 계획입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1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 기억교실. (사진=박한솔 기자)

 
안산=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주 사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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