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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사피엔반도체, R&D투자 '부담'…내년 적자 탈출 원년될까
지난해 매출 55.37% 감소·영업손실 70억원 기록
상장자금 80억원 대부분 연구개발비에 투자
2024-03-29 06:00:00 2024-03-2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7: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사피엔반도체가 초소형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 반도체(DDIC)를 주력으로 삼고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지만 적자 지속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사피엔반도체는 투자금과 용역매출로 운영비를 겨우 충당하고 있는 가운데 2025년 초소형 DDIC 양산에 착수하고 마이크로 LED 시장 개화가 본격화되면 흑자 전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 LED 시장 공략해 '기술 특례' 상장했지만 '적자' 확대
 
2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피엔반도체는 지난해 매출 32억원을 기록해  2022년 매출 72억원보다 55.37% 감소했다.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지난해 영업손실은 2022년 28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70억원에 달했다. 영업손실률은 2022년 -39.56%에서 지난해 -215.64%로 늘어났다.
 
사피엔반도체는 지난달 19일 하나머스트7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와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유형으로 상장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 반도체(DDIC)를 생산하는 사피엔반도체는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웨어러블 안경기기 등에 탑재되는 초소형 디스플레이 엔진용 CMOS 백플레인(Backplane)에 주력하고 있다.
 
초대형·대형 LCD나 OLED TV 디스플레이 패널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셋(Chip set)의 경우 삼성전자(005930) 시스템 LSI 사업부를 비롯해 국내외 경쟁자가 다수 포진해 있지만, CMOS Backplane을 통해 마이크로(Micro)·미니(Mini) LED 디스플레이 쪽으로 니치(틈새) 분야 공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 LED와 관련해 140여개 특허를 보유해 높은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매출 면에서도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 LED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대형 디스플레이 구동반도체에 들어가는 칩셋 관련 매출이 2022년 19억원에서 지난해 4억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초소형 디스플레이 구동반도체에 탑재되는 CMOS Backplane 관련 매출도 2022년 52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했지만, 2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전체 매출의 88%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2021년까지만 해도 7300만원이던 CMOS Backplane 제품 매출은 2022년 11억원, 지난해 16억원으로 증가했다.
 
(사진=사피엔반도체)
 
연구개발비 확대로 2025년 양산·마이크로 LED 시장 개화 '준비'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 LED 관련 기술을 강점으로 삼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 증대를 통한 자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초소형 DDIC 관련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2025년 양산을 통해 흑자 전환을 노릴 전망이다.
 
앞서 사피엔반도체는 2021년과 2022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지난해 상반기 프리(Pre)-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130억원을 투자 유치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해 자본잠식이 해소됐다. 여기에 IPO를 하면서 80억원을 추가로 투자 받아 총 210억원을 투자 받았지만, 아직 자체적인 수익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3년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피엔반도체는 연구개발비를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2020년 7억원에서 2021년 5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지만, 다음 해인 2022년 27억원으로 확대됐고 2023년 28억원으로 2020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2020년 33.1%에서 2023년 88.1%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사피엔반도체는 모집 자금 대부분을 연구개발비 투자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상장 당시 모집한 80억원을 올해 30억원, 내년 30억원, 2026년 20억원으로 나누어 모두 연구개발비로 쓸 예정이다. 하지만 연구개발비를 비롯해 늘고 있는 판매비와관리비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2년 8억원을 기록했던 인건비는 2023년 1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외에도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지급수수료 등이 증가해 판매비와관리비는 2022년 41억2999만원에서 2023년 70억6601만원으로 71.13% 증가했다.
 
이에 운영비와 연구개발비를 충당하기 위해 용역매출로 인한 현금유입액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사피엔반도체는 용역매출을 선입금 받고 있는데 올해 용역매출로 인한 현금유입액은 12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현재 초소형 DDIC 자체 개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향후 마이크로 LED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마이크로(Micro) LED 시장은 2023년 2700만달러(한화 약 362억원)에서 2027년 5억8000만달러(약 7787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005930)는 애플의 비전 프로의 대항마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 향후 LG전자(066570)도 메타와 차세대 MR 헤드셋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호 사피엔반도체 경영기획그룹 이사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판관비는 상장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다"라며 "초소형 자체개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데 2025년부터 양산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2025년도부터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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