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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 2차 갈등 뇌관은 '비례 공천'…"이러다 공멸"
한동훈 "민심에 민감해야"…비례 논란엔 불쾌감
이철규 "내가 틀린 말 했나"…사천 논란에 반박
당내선 "선거는 당이 한다"…한동훈에 힘 싣기
2024-03-19 17:39:44 2024-03-19 18:17:54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이른바 '윤-한' 2차 충돌의 뇌관으로 부상했습니다. 총선을 22일 앞둔 1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또다시 정면 충돌했는데요. 여권 내부에선 그간 누적된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이종섭 주호주 대사·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논란과 비례대표 공천을 거치면서 폭발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비례대표 당선권 밖인 24번을 받은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은 이날 비례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호남 홀대론'에 반발한 국민의힘 호남 예비후보들은 "순번 재조정이 없다면 전원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습니다. 국민의미래(국민의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는 '골프 접대' 의혹에 휩싸인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17번)의 공천을 취소했습니다. 공천 파동 조짐을 보이자, 여당 내부에선 총선 참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사천 프레임 또 씌운다"…연일 '마이웨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종섭·황상무'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입장이 엇갈린 데 대해 "(기존) 입장에 변함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민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여당의 요구에 선을 그은 대통령실을 향해 두 인사의 거취 결단을 재차 압박한 것입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당정 갈등이 비례대표 공천으로 번진 가운데, 친윤(친윤석열)계를 향한 작심 발언도 이어갔습니다. 그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명단과 관련해 '윤핵관' 이철규 의원 등 당 일각의 반발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천 프레임을 또 갖다가 씌운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지역구 254명과 비례 명단 중 단 한 명이라도 내가 추천한 사람이 없다"며 "(자신들이) 추천하는 사람이 (공천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비례대표에 호남 후보들을 충분히 넣지 않았다는 이 의원 등의 지적에는 "비상대책위원회에 박은식·김경율·한지아 등 호남 출신의 유능한 사람을 많이 기용했다"며 "여성이나 젊은 층을 지역구 공천에서 시스템 공천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고려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철규 "누가 사천이라고 했나"…또 직격  
 
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친윤계의 비례대표 공천 반발에 선을 그은 것인데요. 이 의원은 전날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두고 호남·당직자가 배제됐다고 지적하며 "바로잡기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다른 '친윤' 권성동 의원 역시 비례 명단 내 호남 홀대론 등을 공개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친윤계는 비례 명단이 '친윤횡사'라는 입장인데요. 한동훈 비대위에 속한 김예지 의원과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부교수가 각각 당선권(20번 이내)인 15번·12번에 배치된 반면,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통하는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24번) 등은 당선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사천' 논란을 제기했습니다. 주 전 위원장은 이에 반발하며 이날 비례대표 후보에서 전격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한 위원장의 '사천 프레임' 반박에 이 의원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가 사천이라고 했나"라며 "(전날 발표한 입장문) 있는 그대로 보시라. 내가 틀린 말한 것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날에 이어 재차 한 위원장을 직격한 그는 "호남 인사들이 안 되고 당직자들도 (명단에) 하나도 안 들어가 안타깝다. 납득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들어가서 의아스럽다"라며 "가능하다면 조정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건데, 왜 그렇게 받아들이나"라고 했습니다. 또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누가 그러나"라며 "내가 (대통령실) 하수인인가"라며 한 위원장의 '사천'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총선 위기론에…"선거는 당이 치르는 것"
 
'윤-한' 2차 충돌로 여권이 자중지란에 빠지자, 총선을 코앞에 둔 후보들의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일단 당내 분위기는 한 위원장의 발언에 힘을 싣는 분위기인데요. 총선을 목전에 두고 수도권 위기론이 커지는 것도 모자라 각종 악재에 총선 참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인천 선거대책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선거는 당이 치르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서포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내부적으로 (비례대표 공천 잡음이) 나온다는 것이 현장에서 뛰는 우리로서는 너무 안타깝다"라며 "대통실에서도 비례대표 문제 등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진석 의원도 "공수처가 이종섭 대사를 언제든지 조사할 수 있고, 소환할 수 있다"며 "국민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이 대사가 출국할 때 모습이 부자연스럽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국민의미래) 공관위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고, 절차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특정 인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친한(친한동훈)' 인사로 공천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엄호했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동작구 나경원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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