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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터줏대감 AK플라자, 스타필드·롯데몰 공세에 '몸살'
2024-03-19 16:04:19 2024-03-19 16:38:03
 
[뉴스토마토 김성은·이지유 기자] 20년 넘게 수원의 터줏대감 노릇을 해 온 AK플라자 수원점이, 스타필드와 롯데몰의 공세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진=AK플라자)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에서 백화점과 쇼핑몰 사업을 전개하는 AK플라자 수원점은 점포 중 알짜배기로 꼽힙니다. 그러나 신세계가 스타필드 수원점을 개점하고, 롯데는 롯데몰 수원점 리뉴얼로 전체적인 구조를 재편하면서 수원에서 AK플라자가 설 자리는 점차 밀려나고 있는데요.
 
지난 1월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수원점을 오픈했습니다. 지하 8층∼지상 8층으로 구성 된 축구장 46개 크기인 연면적 10만평(33만1000㎡) 규모에 45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수원 지역 최대의 복합쇼핑몰입니다.
 
스타필드 수원은 기존 가족 중심의 1세대 스타필드에서 한 단계 진화한 MZ세대를 겨냥한 특화매장을 대폭 강화한 2세대 스타필드로, 수원 지역 특색을 적극 반영해 400여개의 매장 중 기존 스타필드에서 볼 수 없었던 최초 입점 매장을 30% 이상으로 구성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이를 의식해 롯데몰 수원점에 총 58개의 레저·키즈 매장을 리뉴얼 오픈했고, 약 5개월간의 재단장을 거쳐 수원 상권 최대 규모의 레저와 키즈 상품군을 마련했는데요. 연내 그랜드 리뉴얼 오픈을 목표로 순차적으로 개편을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신세계 스타필드의 출점에 따른 경쟁구도를 의식해 새롭게 매장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는 롯데에 비해 지난 2003년 출점해 20여년간 수원의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AK플라자는 별다른 대처가 없는데요. 
 
오히려 이 부분을 업계에서는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AK플라자는 지난해 수익성 저하 문제로 수원애경역사를 흡수합병한 바 있는데, 지금과 같은 미비한 대처는 앞으로의 수혈만 더욱 키울 뿐이라는 지적인데요.
 
AK플라자의 재무구조도 문제입니다. AK플라자는 코로나19 이후 매년 외형이 축소되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요. 그간 명품없이도 지역 근린형 기반 쇼핑몰을 운영하겠다는 전략을 취했으나, 불황에도 명품 소비는 점차 더 증가해 명품없는 백화점이란 있을 수 없게 돼버린 것 입니다. 
 
주요 백화점 역대 최대 매출…AK플라자 적자 확대
 
이를 방증하듯 경기가 어려워도 주요 백화점사들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2조5570억원, 롯데백화점은 3조3033억원, 현대백화점은 2조4026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을 가볍게 돌파했는데요. 이들 3사 모두 프리미엄 명품 전략을 내세워 외형 성장을 이끌어 냈습니다. 
 
반면, AK플라자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69억원으로 2022년 영업손실 190억원 대비 적자 폭이 79억원 늘어났습니다. 당기순손실도 440억원으로 적자 폭이 125억원 증가했는데요. 
 
보복소비로 백화점들의 외형이 성장하고 있을 때 명품 라인업이 없는 AK플라자는 전혀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타격은 지속적인 수혈로 이어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AK홀딩스는 자회사인 AK플라자를 살리기 위해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 수혈을 이끌었기 때문인데요.
 
과거 AK플라자 수원점을 운영하는 수원애경역사가 애경케미칼로부터 500억원을 차입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수원애경역사는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 S&D에 흡수합병 됐는데요. 이로 인해 500억원의 차입금은 사실상 AK S&D로 흡수 된 셈입니다.  즉 적자 뿌리가 깊은 AK S&D에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수혈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 입니다. 
 
전문가들은 구멍난 장독대에 물 붓기 수혈을 그만 멈추고, 상품과 서비스 차별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사들이 몰린 수원의 경우 각 쇼핑몰마다 상품과 서비스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수원은 젊은 인구가 많고, 경기 남부 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 정도로 확장성이 큰 만큼 소매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AK플라자의 주 고객층은 도보 이동자 또는 젊은층들인데, MZ세대를 겨냥한 스타필드와 타깃층이 겹쳐 롯데몰보다 타격이 클 수 있다"면서 "최근 쇼핑몰 트렌드에 맞춘 푸드몰이나 체험형 매장을 늘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쇼핑 외적으로 고객 유입을 늘리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수원역을 낀 AK플라자가 유동인구 유입 혜택에 힘입어 과거 최대 번화한 쇼핑몰로 통하는 시절이 있었다"면서 "2014년 롯데몰 개장에 이어 스타필드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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