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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아이돌 밀어내는 '버추얼아이돌'의 경제학
현대백화점 한달 팝업스토어 매출 70억
"덕질하기 좋은 만화 캐릭터, 새 시장 열 것"
2024-03-19 11:41:26 2024-03-19 14:30:30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아이돌 팬들에게 '덕질'은 필수 코스입니다. 덕질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더 많이 즐기기 위해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건데요. 덕질이 실물 아이돌을 넘어 가상(버추얼)아이돌까지 확대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에서 한 달간 순차적으로 진행한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 아이돌', '스텔라이브', '플레이브' 등 세 팀의 팝업스토어를 다녀간 고객이 약 1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한달 간 행사에서 발생한 매출만 7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상 아이돌 팝업스토어는 기존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시도인데요. 버추얼아이돌 세 팀 멤버들과 같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홀로그램 부스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인 게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3월 데뷔한 버추얼아이돌 '플레이브'는 이달 초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며 엔터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플레이브는 4세대 남자 아이돌 그룹 트렌드 지수 순위 집계 사이트인 '랭키파이'에서 전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위는 TWS, 3위 NCTWISH, 4위 제로베이스원, 5위 엔하이픈 등의 순이었습니다. 버추얼 아이돌이 찐아이돌을 밀어내고 있는 겁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만날 수 없는 버추얼아이돌 콘텐츠는 그동안 소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는데요. 이제는 마니아의 단계를 넘어 대중화되는 추세입니다. 이영렬 서울예대 영상학부 교수는 "너무 사람같이 만들면 불편하지만 만화 캐릭터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덕질 문화와 연결되기 쉽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버추얼아이돌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통한 덕질 문화를 경험한 적 있는 10대, 20대 초반 젊은 세대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정민재 음악평론가는 "기성세대 눈에는 신기하겠지만, MZ세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음악이라 해도 편견없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며 "음악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은 데다 팬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면서 새 시장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애플이 확장현실(XR) 기기 '비전 프로'를 출시했는데 지금은 가격이 비싸 대중화되지 않고 있지만 손쉽게 가상현실 공간이 갖춰진다면 버추얼아이돌로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도 많아지고 방송에도 출연할 수 있으니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무엇보다 버추얼아이돌은 스캔들 이슈 등 아티스트 관리가 가능한 만큼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소속사가 제공한 플레이브 포토월 사진(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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