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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진 팬데믹 주기, 치솟는 기온…'감염병 X' 대비해야
코로나19 보냈지만…'넥스트 팬데믹' 대비 요구↑
질병청 '참여·소통 대응체계' 구축…국민신고 강화
검역에 ICT 접목…Q-CODE, 자동검역 심사대 도입
기후변화 질병 연구 '고삐'…"불안 없도록 최선"
2024-03-18 12:00:00 2024-03-18 12: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2명이 감염되고 3만5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 국면을 맞았으나 '넥스트 팬데믹'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과거 신종 감염병이 약 5년을 주기로 창궐한 것을 고려하면 또 다른 미래 신종 감염병인 이른바 '감염병 X (Disease X)'에 대한 사전 대책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18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국내 신종 감염병 발생 주기는 약 5년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2003년 사스가 창궐했으며 2009년에는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가 유입된 바 있습니다. 국내 첫 환자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감염병 주기는 약 6년2개월에서 4년8개월로 짧아졌습니다. 넥스트 팬데믹 대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배경입니다.
 
지난 14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질병관리청 국민소통단이 입국자 검역 현장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검역역량 강화…신종감염병 해외유입 차단
 
질병청은 '참여·소통 기반 넥스트 팬데믹 대응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검역대를 넘어선 이후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감염병의 조속한 대처를 위해 감염병 신고센터 내실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 감염병 대비를 위해 검역감염병 대상을 확대하는 등 더욱 촘촘한 감시망도 구축합니다. 지난해 12월 뎅기열 등을 검역강명병에 추가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그간 추진해 왔던 코로나19 대응 방역 정책도 제도화하고 올해부터 오하수 감시체계도 가동합니다.
 
신재귀 질병청 검역정책과장은 지난 14일 제주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접목을 통해 입국자 검역을 효율화해 나갈 것"이라며 "큐코드(Q-CODE)를 활성화하고 자동 검역 심사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 입국자들의 편의를 높일 계획"이라며 "검역 통계·정보관리 등을 위해 검역 관련 연구개발 및 기반산업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주도에서 근무하는 한 검역관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사람, 화물은 모두 검역 절차 거치지만, 이후 지역사회에 나가 발병하는 사례도 있다"며 "검역대를 넘어선 이후 국민들이 스스로의 증상을 잘 신고해주시는 것도 중요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4일 국립제주검역소에 파견된 질병관리청 검역관들이 국민소통단,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기후변화로 '뎅기열' 북상…온열질환 '요주의'
 
기후변화로 인한 해외 감염병의 확산을 우려, 관련 대책 마련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해외 감염병 확산의 대표적 사례로는 '일본의 뎅기열 확산'이 꼽힙니다. 온난화로 인해 동남아에서 유행하는 감염병매개체가 북상한 것입니다.
 
오진희 질병청 건강위해대응관은 "지난 2014년 도쿄 중심가에 있는 요요기 공원과 주변 방문자들 162명이 해외 여행 경력이 없음에도 집단으로 뎅기열에 감염된 적이 있다"며 "현재 일본은 뎅기열이 고착화된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질병청은 현재 13개 검역소 및 5개 권역별질병대응센터와 협력해 '해외유입 감염병 매개 모기 감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과 농립축산검역본부와 협업해 고공포집기를 이용한 모기감시,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철새를 통한 진드기류 유입의 감시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매년 증가하는 온열질환자도 고민거리입니다. 온열질환자는 지난 2020년 1078명, 2021년 1376명, 2022년 1564명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2818명으로 전년보다 1256명 크게 늘었습니다. 사망자 수도 32명으로 작년 9명보다 3.5배 가량 급증했습니다.
 
오진희 건강위해대응관은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 부담산출과 연구, 긴급 대응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신종 인수 공통 감염병 관리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등 기후변화 감염병 감시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는 예전부터 있었던 것이며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급격한 변화, 새로운 감염병에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4일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제주국제공항 검역소를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제주=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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